축구에
필요한 불교적 훈련 남수영/ 불교대학
강사
월드컵이라는
지구촌의 축제가 눈 앞으로 다가왔다.
우리 불교계는 2002 월드컵이 세계인의
체육 문화 교류의 장인 동시에, 우리 민족의
오천년 전통과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귀중한
계기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불교계는
2002 월드컵을 맞이하여 한국 불교전통
문화 체험, 즉 템플 스테이(Temple Stay)
사업을 범종단적으로 실시하여 한국 전통
문화의 정수를 간직하여 온 전국의 고찰을
세계인들의 문화 체험 공간으로 개방하여
불교의 문화와 전통을 알려줄 계획을 세우고
있다.
예를
들면 전남 순천에 있는 고찰인 조계산
송광사는 월드컵 기간 동안 외국인 40여명을
템플 스테이에 초대하였다. 월드컵 기간
동안 외국 손님들은 송광사에서 스님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자연스럽게 한국의 불교
문화를 접촉하고 이해하게 될 것이다.
이는 불교가 월드컵 기간 동안 외국인
손님들에게 제공하게 될 문화 체험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2002 월드컵은 우리 한국 축구팀이
월드컵 16강 진출이라는 그 동안의 염원을
풀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한국 축구팀은
월드컵 본선 5회 연속 출전이자 통산 6회
출전이라는 화려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와 같은 한국 축구팀의 화려한
경력은 그 동안의 월드컵 본선 성적 때문에
빛이 바랜다. 우리 한국 축구팀은 지금까지
월드컵 본선에서 단 한 차례의 승리도
거두지 못했기 때문이다. 월드컵 16강
진출은 이제 모든 국민들의 염원이 되어
버렸다.
이와
같은 국민들의 염원에 부응하여 부처님
오신날 봉축위원회는 부처님 오신날을
봉축하는 연등 축제에서 젊은 청소년을
중심으로 하여 32개국 본선 진출국 깃발과
함께, 청소년 1001명이 각각 축구공 연등을
2개씩 들어 모두 2002개의 축구공 연등을
들고 행진하도록 함으로써 2002 월드컵의
분위기를 고조하는 동시에 월드컵의 성공적인
개최와 우리 한국팀의 월드컵 16강 진출을
기원하였다. 이와 같은 불교계의 기원은
한국 축구팀에게 힘과 활력을 불어 넣어줄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필자는 그 밖에도
불교가 월드컵 기간 동안 한국 축구팀을
위해서 해줄 수 있는 일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
동안 한국 축구팀이 월드컵 본선에서 성적이
부진했던 원인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요인을
생각할 수 있다. 그 가운데 가장 중요한
원인은 골 결정력 부족이다. 그 동안 우리
선수들은 상대팀의 문전에서 결정적인
기회를 맞이하고도 너무 힘을 주어 공을
차거나 헛발질을 해서 귀중한 득점 기회를
무산시켜 버리는 일이 허다했다. 이와
같은 골 결정력 부족이야말로 월드컵 본선
성적 부진의 가장 중요한 원인이라고 생각된다.
그런데 골 결정력이 부족한 원인은 무엇보다도
선수들의 체력이 약한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체력이 떨어지면 아무리 결정적인 기회가
오더라도 상대 골문을 향해 공을 정확하게
차 넣어 득점으로 연결시키기 힘들기 때문이다.
히딩크
감독은 우리 선수들의 그런 문제점을 정확하게
포착하였다. 그 동안 히딩크 감독의 팀
만들기 작업은 1) 선수 선발 및 전술 시스템
개발, 2) 본격적인 전술 및 체력 훈련
등 두 단계로 구분돼어서 진행되어 왔다.
여기서 보듯이 히딩크 감독은 유럽 선수들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약한 한국 축구 선수들의
체력을 한국 축구팀의 가장 중요한 약점들
가운데 하나로 생각했음을 알 수 있다.
그런 이유로 히딩크 감독은 그 동안 우리
선수들의 체력을 강화하기 위해서 꾸준히
애써 왔고, 그 성과는 최근 한국 축구팀이
스코틀랜드전에서 승리함으로써 분명하게
가시화되었다.
그러나
한국 축구팀의 골 결정력이 부족한 원인을
체력과는 다른 측면에서 찾아볼 수도 있다.
즉 우리 선수들의 골 결정력 부족 원인을
게임에 대한 집중력 부족에서 찾아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축구 중계를 보면 어떤
때에는 공을 힘들여 차지 않아도 골을
성공시킬 수 있는 경우가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이럴 경우에도 흔히 우리
선수들은 몸에 잔뜩 힘을 준 채로 부주의하게
공을 차서 절호의 기회를 무산시켜 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때 정말로 필요한
것은 체력보다도 차분하게 공을 상대팀
골문에 차 넣을 수 있는 집중된 마음 자세이다.
이와
같은 집중된 마음 자세를 단시간에 갖추도록
하기 위해서는 특별한 정신적 훈련이 필요할
것이다. 여기서 필자는 불교가 한국 축구팀을
위해서 해줄 수 있는 또 하나의 일을 발견한다.
그것은 불교의 전통적 수행법인 지관(止觀)을
통해서 우리 선수들이 집중된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담금질해 주는 일이다. 본래
지관이란 산란한 마음을 멈추고(止) 부처님의
가르침을 마음 속으로 떠올려 그것을 관찰하는(觀)
수행법이다. 필자는 지관이 축구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관과
축구가 접목된 훈련은 다음과 같이 설명할
수 있다. 우선 첫 번째 단계로서 각 선수들로
하여금 산란한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히도록
한다. 두 번째 단계로서는 각 선수들로
하여금 자신의 역할에 따라 그라운드의
다양한 상황을 마음 속으로 그려서 그것을
반복해서 관찰하면서, 그런 다양한 상황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를 마음에 떠올리도록
한다. 이런 과정을 반복함으로써 그 선수는
다양한 상황에 대해서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마음 속으로 미리 준비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리고 만약 실제로 그라운드에서 그와
유사한 상황이 벌어지게 되면, 그 선수는
안정되고 집중된 모습으로 수비를 하거나
혹은 상대방의 골문에 공을 차 넣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이것이 필자가 생각하는
지관과 축구가 접목된 훈련 방법이다.
우리
한국 축구팀이 체력 강화 훈련 뿐 아니라
불교의 수행법인 지관을 축구에 접목시켜서
훈련함으로써 집중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면,
반드시 월드컵 16강 진출이라는 온 국민의
염원이 달성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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