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호 표지

이달의 법문/ 월운 큰스님

불자들의 공동체 생활 ☞▷

정각도량/ 이법산 스님

신행(信行) ☞▷

특집/ 불교와 2002 월드컵

월드컵대회와 한국불교/이학종☞▷

축구에 필요한 불교적 훈련/남수영☞▷

수행의 길/ 이만

한 잔의 차를 마시며☞▷

고승의 향기 / 정유진 스님

희비에도 동요하지 않는 신회☞▷▷

제 4회 연등 축원문(사연)공모

성불사로 올라가는 길/송옥연☞▷

미경 언니에게 보내는 축원문/정희선☞▷

송주하를 축원합니다/김소민☞▷

사랑하는 부모님께/박주현☞▷

일주문/ 진광 스님

나는 누구인가☞▷

세계 문화 유산/ 김미숙

인도네시아의 보로부두르 ☞▷

인터넷의 세계 불교/ 서재영

선(禪)과 호스피스의 만남 ☞▷

詩心佛心/ 이임수

예경제불가(禮敬諸佛歌)  ☞▷

신간 안내/ 편집부

붓다의 깨달음  ☞▷

교계소식 ☞▷

동국동정 ☞▷

 
예경제불가(禮敬諸佛歌)
이임수/ 인문과학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마음의 붓으로

그리온 부처님께

절하옵는 몸은

法界 다하도록 이르거라.

티끌마다 부처님 절

절마다 모시고 싶은,

법계 가득하신 부처님

九世 다하도록 禮하고 싶네.

아으, 몸과 말과 마음에 지침 없이

이에 부지런히 禮하겠네.

고려 초 균여대사(923-973)가 지은 보현십원가(普賢十願歌, 普賢十種願王歌)는 혁연정(赫連挺)이 편찬한 균여전(大華嚴首座圓通兩重大師均如傳)에 실려 있는데, 균여의 일대기와 더불어 노래를 지은 까닭과 목적, 최행귀(崔行歸)가 한역한 칠언율시 11수와 향찰로 된 10행의 향가 11수가 기록되어 있다. 보현십원가는 보현보살의 서원(誓願)인 수행하는 10가지 요체(要諦)를 노래한 10수와 전체적 종합인 총결무진가(總結無盡歌) 1수를 보태어 11수로 이루어져 있다. 불교의 포교(布敎)를 목적으로 지은 보현십원가는 동일한 주제 아래 조금씩 다른 소재로 지어진 연작시와 같아 전체를 하나의 작품으로 볼 수도 있는데 그 첫 수가 <예경제불가>이다.

모든 부처님께 예로써 공경하고자 하는 보현보살의 염원을 본받으려는 신심(信心)의 노래. 마음의 붓으로 그린 부처님께, 티끌마다 절이요 절마다 모신 부처님께, 구세(九世) 다하도록 쉼 없이 예하고자 하는 경건한 마음이다. 문학적인 비유는 삼국유사의 작품들보다 좀 떨어지나 불교적인 포교나 수행을 위한 종교시로는 대표적인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부처님 오신 초파일도 지나 화려한 연등도 꺼지고 그 마음만 남았다. 외형적인 부처님에의 공경 못지 않게 삼라만상을 사랑하는 자비의 마음을 기르는 것도 중요하리라. 부처님께 절을 함도 곧 자신을 한없이 낮추어 더욱 겸손해지라는 가르침인지도 모를 일이다. 부처님께서 이 땅에 오신 뜻은 무엇인가? 모든 중생의 고통을 내가 짊어지고 끝없이 사랑하는 일만이 우리 산 자들에게 주어진 해탈의 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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