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북한산에서의 힘겨루기는 막바지 상황이다.
이제는 어느 쪽으로든지 결정을 지어야하는
시간이 된 것 같다. 심각한 교통난을 해소하기
위해 서울을 중심으로 외곽 순환도로를
뚫으려는 건설교통부의 정책 자체에 대해서는
어느 누구도 토를 달고 싶지 않을 것이다.
때문에 처음부터 문제가 됐던 것은 길이
지나가는 노선이었다. 여러 가지 대안이
가능했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북한산에
구멍을 내는 방법을 선택한 정책결정은
분명히 석연치 않은 구석이 많아 보인다.
그런 만큼 온갖 소문도 무성하다.
처음에는
회룡사 비구니 스님들의 외로운 투쟁이었던
것이 지난 2월 18일의 폭행사건을 계기로
불교계의 관심을 집중시켰고 그 이후로
북한산 문제에 관해서는 불교계가 가장
선도적으로 투쟁해왔다. 그리고 지난 7월
25일에는 우려했던 데로 이미 퇴출당한
전직 승려와 용역깡패를 동원해 불교계의
내분인 것처럼 꾸며서 문제를 야비하게
해결하려는 우리 사회의 관행적인 추한
행태가 벌어졌다. 실로 또 한번의 인내심과
자비심이 필요한 대목이다.
법원은
7월 12일 회룡사가 제기한 ‘공사중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는 판결을 내렸는가
하면 26일에는 농성현장인 ‘철마선원등에
대한 건물철거’ 판결을 함으로서 사람들을
어리둥절하게 하고 있다.
불교계에서는
폭력사태의 책임을 물어 시공사인 LG제품
불매운동을 벌이기로 했고 4대종교 환경단체로
구성된 종교 환경회의는 서울지법 의정부지원이
판결한 ‘건축물철거 및 토지인도 단행
가처분 집행’을 취소하라고 요구하는
등 북한산을 둘러싼 우리사회의 논쟁은
지금 오르막길의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법원의
판결이 어떻게 내려지든 사법부가 환경문제에
대한 사회적 갈등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왜냐하면 법원은 헌법상
가지는 구조적인 한계 때문에 실정법의
태두리 안에서 판결을 할 수밖에 없는데
반해서 불교계와 환경단체들의 요구는
법의 집행단계가 아닌 사실상의 행정입법인
정책결정 자체를 문제 삼고 있기 때문이다.
부디 먼 미래를 위해 현명한 결과가 있기를
바랄 뿐이다.
교육원은
제57차 교육원회의에서 종립대학에 재학
중인 사미·사미니에 대한 관리를
대폭 강화하기로 결정했다. 이 번 결의로
동국대와 중앙승가대 입학자중 수행관
미 입방자는 구족계 수계자격을 박탈당하며,
문제를 일으켜 퇴방당한 예비승은 장학금
혜택 박탈과 4급 승가고시 응시자격을
2년이하 동안 유예받을 수도 있다.
제9
교구본사인 대구 동화사가 6월 28일 경내
통일대불전에서 주지스님과 소임자스님
,말사주지, 20개 신행단체 임원 등 4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향후 4년간의 교구 종책을
설명하고 비젼을 제시하는 획기적인 자리를
마련해서 주목받고 있다.
광복기념일을
맞아 오는 8월 16일 조계사에서 남북불교도합동법회가
개최되었다. 우리민족의 의식 속에 남아있는
동질성의 연결고리인 불교적 정서가 통일을
일구는데 적지 않은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기대해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