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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를 호소하는 불교인의 목소리
김성철/ 불교대학 강사

전세계를 경악하게 했던 뉴욕의 세계무역센터 빌딩에 대한 비행기 테러가 일어난지 일주년이 되었다. 그동안 진행된 복구 작업의 결과 무너진 건물의 잔해는 어느 정도 정리가 되었지만 그로 인한 마음의 상처가 벌써 아물었을 리는 없다. 테러 일주년을 맞은 지금, 현장 근처는 순례객들의 추모 행렬이 이어지고 애도의 목소리가 끊임없다.

하지만 우려스러운 점은 이 와중에 테러에 대한 보복 전쟁을 선동하는 목소리 또한 높다는 것이다. 테러를 부른 근본적인 원인에 대한 반성이 결여되어 있다는 점에서, 폭력을 폭력으로 악업을 악업으로 갚는 악순환으로 빠질 수밖에 없는 보복전쟁은 테러 자체 만큼이나 위험하다. 세계의 많은 지식인과 종교인이 보복전쟁을 반대하는 것은 이러한 이유에서일 것이다.

여러 세계 종교 중에서도 불교는 그 이름을 내세운 단 한차례의 전쟁도 없었다는 점에서 대표적으로 평화를 애호하는 종교라 할 수 있다. 이는 십자군 전쟁을 비롯하여 수많은 종교전쟁에 시달려온 서구인 자신들이 누구보다 인정하고 있다. 이 점은 불교도로 하여금 반전과 평화에 앞장서도록 하는 것을 낮설지 않게 한다.

불교 지도자로서 반전과 평화를 얘기할 때 빠질 수 없는 인물은 역시 티벳의 달라이 라마와 베트남 출신의 틱낫한 스님이다. 두 분은 모두 저서를 통해 한국에서도 이미 상당한 독자층을 확보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틱낫한 스님은 최근 한 텔레비젼 프로에서 그가 창설한 수행 공동체인 자두마을(http://www.plumvillage.org/)을 소개함으로써 더욱 친근하게 다가왔다.(그림1)

‘한국 어느 산골 가난한 스님의 거처를 연상하게 하는 조그만 책상과 책장, 초라한 취침용 매트와 다구가 살림살이의 전부’이며 명상과 채소가꾸기, 명상 지도에 열중하는 틱낫한 스님이지만 911테러가 일어난 직후 출판된 『잿더미로부터- 미국 공격에 대한 종교적 대응(From the Ashes: A Spiritual Response to the Attack on America)』라는 책에 실린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빈 라덴을 만나면 먼저 그의 말을 들을 것이다. 그리고 그를 폭력으로 이끈 모든 고통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겠다. 그의 말을 주의깊게 들은 후 우리는 아마 잠깐 쉬어야 할 것이다. 우리의 의식에 그의 말들이 잘 전달되어 왔는지를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차분하고 분명하게 느낄 때에만 우리는 제대로 대응할 수 있다. 그래야만 그들이 잘못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줄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인들에 대해서는 침착함과 분명함을 되찾아야 한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다. 또 성급한 대응은 위험하다는 것을. 우선 해야 할 일은 우리 안에 강하게 자리잡고 있는 분노와 증오의 불꽃을 끄는 일이다. 무엇이 증오와 폭력의 감정을 살찌우고 있는지를 살펴보고, 증오와 폭력의 자양분을 공급하는 루트를 차단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것을 말해줄 것이다.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치유와 화해의 통찰력이다.”(http://www.weeklysol.com/no06/see_tic.html)

틱낫한 스님과 같은 명망가를 제외하면 1978년에 창설된 불교평화협회(BPF : Buddhist Peace Fellowship,http://www.bpf.org/)의 활동이 눈에 띈다. 불교평화협회는 1995년에 사회참여를 위한 불교도 연맹(BASE : Buddhist Alliance for Social Engagement, http://www.bpf.org/base1.html)을 산하에 설치하고 불교수행과 사회 참여를 결합하는 시도를 하고 있는 대표적인 참여불교 단체다.(그림2) 이 단체는 또한 『전법륜(Turning Wheel)』이라는 평화와 사회정의, 환경 운동과 수행에 관한 계간지를 발행하고, 교도소의 교정활동, 미얀마 구호 운동, 티벳 독립 운동 지원 등을 행하고 있다.

BPF에서는 지난 9월 11일 하루 동안 버클리 대학의 서쪽 문, 오클랜드의 성마리아 센터 등지에서 평화와 정의를 위한 다양한 종류의 행사를 벌였다. 언론에 배포된 보도자료에서 BPF는 『법구경』의 한 구절을 인용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불교도는 뉴욕과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포틀랜드, 그리고 다른 여러 도시에서 부시 행정부의 점증하는 폭력과 끝없는 전쟁 선동에 대한 깊은 우려를 나타내기 위해 모일 것이다. BPF의 6천여 회원은 폭력에 대해 비폭력으로 대응할 것을 맹세한다. …… 이 긴장된 시간에 우리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상기한다 : 이세상에서 증오는 결코 증오에 의해 치유되지 않는다. 오직 자비에 의해서만 증오는 치유된다.”(http://www.bpf.org/pressrelease2002-09-11.html)(그림 3 - 평화를 위한 철야정진)

틱낫한과 BPF처럼 직접 대사회적 발언과 행동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전문적인 불교학자 중에서도 사회적 문제에 관심을 갖고 논문으로 자신의 견해를 밝히는 서구 학자는 적지 않다. 그 중에서도 독일 함부르크 대학의 슈미트하우젠(L. Schmithausen, 1939∼ )은 엄격한 문헌학적 방법을 취하면서도 철저히 불교 원전에 근거하여 전쟁과 비폭력 그리고 환경문제에 대한 불교적 시각을 해명하고 있다. 전쟁과 폭력에 관한 논문은 아니지만 환경문제에 대한 초기 불교의 시각을 밝힌 그의 논문을 『불교윤리지(Journal of Buddhist Ethics)』 홈페이지에서 다운로드받아 읽어볼 수 있다(http://jbe.gold.ac.uk/4/getschm1.html).

달라이라마와 틱낫한 스님의 저술과 강연집 등이 세계적으로 그리고 한국에서도 공감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반전과 평화, 환경과 생태 문제 등 현대인이 부닥친 여러 난제에 대해 불교적인 관점에 서 있으면서도 현대인에게도 설득력 있는 해법을 제시해 주는 것이다. 그리고 거기에 머물지 않고 직접 몸으로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있다. 대승불교의 기본 정신이 자신의 성불을 미루면서도 타인의 제도를 우선시하는 것이라면, 그리고 구제해야될 중생이 각양각색이라면, 그러한 중생을 제도하기 위해서는 다종다양한 방법이 필요할 것이다. 무량한 중생을 구제하기 위해 무량한 방편을 사용하는 것은 대승보살이 갖추어야할 필수적인 덕목인 것이다. 평화와 비폭력을 호소하는 불교도의 모습도 그 한 예로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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