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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이란 무엇인가
김재성/ 천안 위빠사나 수행처 호두마을 지도법사

불교를 종교로 가지고 살아가는 불자(佛子)들에게 수행이란 무엇인가? 조금은 학술적인 의미에서 시작해서 일상적인 의미로 옮겨가면서 이 문제에 대해서 함께 생각해보고자 한다.

수행을 의미하는 산스크리트와 팔리어로 bhavana라는 말이 있다. 한문으로는 수습(修習)이라고 번역되는 말이다. 이 말은 닦고 익힌다는 말이니, 논어의 처음에 나오는 배우고 때로 그것을 익힌다(學而時習之)라는 말과 유사한 의미가 있는 듯하다.

원어의 의미를 보면, ‘존재하다.’ 또는 ‘-이다’라고 하는 동사 원형 bhu의 사역형(使役形)이 bhaveti가 명사화된 용어이다. 사역의 의미를 넣어서 번역해보면, ‘되게 하는 것’, ‘존재시키는 것’ 등의 의미가 될 것이다. 영어로는 만들어 내는 것 producing, 마음을 무엇에 적용시키는 것 application, 생각이나 명상을 통해서 발전하는 것 developing(PTS Pali-English Dic

tionary)이라고 해석되어 있다.

수행(修行)이라는 말은 닦고 실천한다는 의미이니, 원래의 의미를 잘 표현해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면, 되게 하는 것이란 의미로 해석해보자. ‘되게 한다는 것’은 지금의 상태 보다 더 나아진다는 의미로 이해해도 좋을 것이다. 현재의 상태보다 더 좋아진 상태, 더 향상된 상태로 변화해나가는 것이 바로 수행의 의미라고 이해하면 큰 무리가 없지 않을까. 이와 관련해서 수행과 가장 어울리는 덕목은 노력을 의미하는 정진(精進)이 될 것이다.

정진은 네 가지로 제시되어 있어, 사정근(四正勤), 사정단(四正斷) cattaro

sammappadhana이라고도 하며, 네 가지 노력을 의미한다.

①아직 생겨나지 않은 악하고 온전치 못한 법은 생겨나지 않도록 의욕을 일으키고, 애쓰고, 정진하고, 마음을 책려(策勵)하고 노력함. [未生惡令不生]

②이미 생겨난 악하고 온전치 못한 법은 없애려고 의욕을 일으키고, 애쓰고, 정진하고, 마음을 책려하고 노력함. [已生惡令永斷]

③아직 생겨나지 않은 온전한 법은 생겨나도록 의욕을 일으키고, 애쓰고, 정진하고, 마음을 책려하고 노력함. [未生善令生]

④이미 생겨난 온전한 법은 유지시키고, 잃지 않도록 하며, 증장시키고, 많아지도록 하며, 계발하고, 완성시키도록 의욕을 일으키고, 애쓰고, 정진하고, 마음을 책려하고 노력함. [已生善令增長]

이처럼 수행이라는 말을 정진과 연관시켜서 이해하면, 일단은 그 의미가 분명해진다. 그러면 구체적으로 어떤 수행방법이 있는가? 초기불교의 전승에 따르면, 자율적인 규범인 계(戒)와 마음이 한 곳에 집중한 상태를 의미하는 정(定)과 있는 그대로 알고 본다는 의미의 혜(慧)라는 세 가지 실천법[三學]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사실 불교의 수행법은 이 세 가지 덕목을 벗어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팔정도(八正道)도 이 세 가지로 분류된다.

이 삼학에 의해서 불자들은 몸과 입과 마음[身口意]으로 짓게 되는 행위를 깨끗하게 하여 마음을 닦아 더 나은 존재, 평온하고 행복한 존재로 자신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몸과 입으로 짓는 거친 번뇌는 계로써 다스리고, 마음에서 생겨나는 번뇌들은 선정(禪定)과 지혜(智慧)로써 다스린다. 선정은 번뇌를 끊지 못하고 일단 억눌러서 활동하지 못하게 한다. 즉 마음이 집중되어 있는 상태에서는 마음이 평온하고 행복하지만, 집중의 힘이 약해지면 다시 마음은 온갖 번뇌 망상의 물살에 휩쓸리게 된다는 말이다. 지혜는 선정의 도움을 받아서 집중된 마음을 바탕으로 자신의 몸과 마음을 있는 그대로 관찰하는 것인데, 번뇌가 생겨나는 순간을 바로 포착해서 잘라버리는 작용을 한다. 지혜에 의해서만 온갖 갈등과 번민이 끊어지게 된다는 것이 불교의 가르침이다.

일상의 신행 생활에 우리는 어떤 수행을 하고 있나 생각해보자. 먼저 가장 일반적인 수행은 예불과 기도, 108배 등의 절, 진언 등을 들 수 있다. 더 나아가 참선을 하거나 경전을 보는 것도 수행이다. 자비심을 지니는 것도 수행이며, 실천하는 것도 수행이다. 법당에서 부처님께 절을 하거나 기도를 하면 마음이 안정된다. 사찰 수련법회에 참석해서 열심히 정진하면 고생은 되어도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마음이 안정되지 않는가. 왜 이런 노력을 하면 마음이 안정되는가. 간단히 말하면, 온전한 법, 선법(善法)을 실천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간절히 부처님을 부르거나 기억하는 염불(念佛)은 마음을 집중하는 효과적인 방법이며, 절을 하면서 삶의 향상이나 안녕을 기원하는 것도 마음을 집중하는 좋은 방법이다. 만일 잘못된 방법을 사용한다면, 마음은 안정을 얻지 못하고 들뜨게 되거나 침체되어 버릴 것이다. 우리가 부처님의 제자로서 자신의 삶을 더 행복하게, 평온하게 만들기 위해 일상생활에서 실천하고 있는 수행법이 무엇인가 바르게 파악하고, 그 수행법을 실천한 결과에 대해서 되돌아보아, 자신에게 효과가 있는 좋은 수행법을 스스로 찾을 때에만 우리의 삶은 나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삶의 주인은 자신이기에 이 일은 누가 대신해 줄 수 없다. 여러분은 어떤 방법으로 삶의 향상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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