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병원 이법산 스님/
정각원장
태어나고(生),
늙고(老), 병들고(病), 죽는(死) 것을
4가지 괴로움(四苦)이라고 한다. 태어난
것은 반드시 죽는다(生者必滅)는 것은
변할 수 없는 진리다. 인간의 괴로움 가운데
가장 고통스러운 것이 병고(病苦)이고,
인간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건강이다.
누구든지 건강, 명예, 재산은 함께 지니고
싶은 욕망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 세
가지를 한꺼번에 가질 수 있다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지만, 가질 수 있는
방법이 딱 한가지 있다. 그것은 병이 없으면
가능하다. 병은 마음과 몸을 상하게 하기
때문에 그 어느 것이든 생명이라는 것은
모두 빼앗아가 버린다. 모든 생명은 병으로부터
자유로울 때 행복은 자연스럽게 찾아오는
것이다. 이처럼 병은 큰 위력을 가지고
있으나 결코 해결할 수 없는 것이 아니다.
병을 잘 다스리면 반드시 해탈할 수 있고
병을 다스리는 자는 가히 성자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중생의
병을 고치는 최고 명의는 부처님이시다.
그러므로 부처님의 대명사는 대의왕(大醫王)이므로
부처님은 모든 생명의 병을 치유할 수
있는 무량무수한 처방을 가지고 있다.
부처님에게로 오는 병 있는 자 모두는
병으로부터 해탈할 수 있다.
『화엄경(華嚴經)』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나는 모든 중생의 갖가지 병을 다 알고
있어서, 풍황(風黃)·담열(痰熱)·귀매(鬼魅)·충독(蟲毒)과
내지 수화(水火)의 상해(傷害)…, 이런
갖가지 병을 내가 다 고쳐 준다. 온갖
병자는 내가 있는 곳에 오면 나는 그들을
다 치료하여 낫게 하고, 깨끗한 더운물로
그 몸을 목욕시킨다. 그리고 향화(香華)·영락(瓔珞)·명의상복(名衣上服)
등 갖가지 치장하는 물건을 보시하며,
온갖 음식과 재물을 다 충족시켜 주어서
모자람이 없게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한 평생 중생을 위해서 말씀하신 『팔만대장경(八萬大藏經)』은
중생의 병을 치료하는 처방전(處方箋)이라고
한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내용을 잘
읽고 그대로 복용 실천하면 병은 반드시
낫고, 모든 괴로움에서 벗어나 열반의
언덕에 이르러 반야의 지혜로 태평가를
부르며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병든 이는 부처님만 찾아가서
부처님만 의지하고 염불·참선·기도로
신행(信行)하면 반드시 병이 나을 수 있다.
또,
부처님께서 불자들이 지키고 실천해야
할 요건이 담겨있는 『사분율(四分律)』에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지금부터
마땅히 병자를 돌보아 주어라. 만약 나를
위할 생각이 있거든 먼저 병자를 위하는
것이 좋다.”
대의왕(大醫王)인
부처님을 믿고 그 가르침을 수행하는 모든
불자는 반드시 환자를 부처님 같이 돌보아
주어 그들로 하여금 병고에서 벗어나 행복한
삶을 살도록 베풀어주어야 한다. 부처님의
재가제자인 유마거사(維摩居士)는 『유마경(維摩經)』에
병문안을 온 문수보살에게 병의 근원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내
병은 무명으로 애착이 일어나 생겼고,
모든 중생이 앓고 있으므로 나도 앓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보살은 중생을 위해
생사에 들고 생사가 있으면 병이 있게
마련입니다. 중생이 병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보살도 병이 없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보살의 병은 대비심(大悲心)에서 생깁니다.”
즉,
무명과 애착으로 병이 생긴다는 것이다.
무명은 어리석음이다. 사람은 어리석기
때문에 바로 보지 못하고, 바로 듣지 못하고,
바로 판단하지 못하여 갖가지 병을 자초한다.
애착은 이 어리석음에서 비롯된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병들면 불안하고 초조해
진다. 부처님의 법은 안심법(安心法)이다.
누구나 믿고 실천하면 마음이 편안해져
모든 병이 치유된다. 그러므로 ‘불교병원’은
부처님이 계시고 보살님이 계시어 아주
편안한 보금자리가 되어야 한다. 불교병원에
오는 모든 환자는 부처님을 존경하듯 극진히
간호하고 치료하고 편안하게 모셔야 한다.
유마거사는 중생의 병을 실제로 앓으면서
중생들과 아픔을 같이하고 몸소 중생을
보살피셨다. 불교병원의 의사는 모두가
유마거사와 같이 어떤 병이든 치유할 수
없는 병이 없을 만큼 좋은 의술을 갖추어야
한다.
병원이
없던 옛날에 인도와 중국에서는 사찰이
곧 병원이었다. 몸과 마음을 편히 쉬게
하고 병이 있으면 침·뜸·약을
써서 치료하여 주었다. 다만 그 때는 일종의
민간요법 정도였지만, 그들의 몸과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여 마음의 무명을 밝게 하고
건강한 삶을 살도록 지도하는 참으로 훌륭한
의료기관이었다. 그러나 이제 현대과학이
마음의 밝은 지혜를 나투어 첨단기자재를
통한 치료를 겸하게 되었으니 이러한 시설을
갖춘 전문의료기관이 설립되어 그 역할을
하고 있다.
동국대학교는
불교정신에 의해 설립되고 모든 동국인이
그 설립정신인 불교사상을 이해하고 이를
응용하여 첨단의 현대과학을 연구·교육하는
교육기관이다. 동국대학교의 불교병원은
부처님의 대자대비의 애민섭수의 정신
아래 동서양의 첨단의료시설을 갖추고
치료뿐만 아니라 연구와 교육까지 겸한
기관으로 불교와 과학, 고대와 현대를
아우르는 총체적인 병원이라고 할 수 있다.
모쪼록
불교병원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하며 여기에서
치료받는 모든 사람이 하루빨리 쾌차하여
모두 성불하시기를 발원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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