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호 표지

이달의 법문/ 도원 큰스님

집착하지 말고 살자 ☞▷

정각도량/ 이도업 스님

난(蘭)에서 배운다 ☞▷

특집/ 선재들의 발원문

부처님의 영험/박주천☞▷

어머님께서 일깨워 주신 자비심/권종희☞▷

수행의 길/ 이법산 스님

조왕 기도☞▷

고승의 향기 / 정유진 스님

몸으로 보여준 불법 생활☞▷▷

경전의 말씀/ 박인성

우리 기억 속의 지는 꽃☞▷

일주문/ 능원 스님

배경을 보는 눈☞▷

불심의 창/ 강지숙

부처님 뵈러 가게 감기야 물렀거라 ☞▷

세계 문화 유산/ 한용수

중국의 막고굴 ☞▷

인터넷의 세계 불교/ 심재관

네팔-독일 필사본 보존 프로젝트 ☞▷

열린마당/ 윤귀진

삶 속의 불교 ☞▷

詩心佛心/ 이임수

도솔가  ☞▷

부처님 오신날 행사 안내

교계소식 ☞▷

동국동정 ☞▷

 

부처님의 영험
박주천/ 불교문화대학원 불교지도자과정 현 삼현(주) 대표이사

나의 고향은 경주시 광명동 376번지 경주 톨게이트에서 건천 휴게소 방향 4­5Km지점에 위치한 농촌 마을입니다. 난 8·15 해방과 동시에 아버지는 돌아가시고 편모슬하에 2남2녀 중 셋째로 태어났습니다. 너무나 가난하였기 때문에 형님은 남의 집 머슴살이를 하고 나는 초등학교도 가지 못하고, 풀을 베고 나무를 구하며 집안 일을 도왔습니다. 그때 문맹퇴치 일환으로 우리 동네에 국민학교(지금의 초등학교)가 생기게 되어 3년 만에 국민학교 과정을 마치게 되었으나, 6·25사변으로 형이 군에 입대하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 우리 동네에서 절에 가서 부처님께 기도하는 사람은 형님뿐이었는데, 입대이후 매일 새벽에 어머니께서는 정안수 한 그릇을 떠놓고 형님이 다니시던 절을 향하여 빌었습니다. 나도 부처님이 도와주시겠지 하면서 마음속으로 빌었죠.

그러나 형님의 소식은 영영 없었고 전쟁이 끝난 후 포로 교환이 다 끝나도 지금까지 아무 소식 없이 전사 통지만 받게 되었습니다. 태산같이 믿었던 부처님께서 어떻게 우리 가족에게 이럴 수있는가 하면서, 고향에 있는 어머님을 생각하며 꼭 성공하겠다고 굳은 각오로 야간에 학교를 다니었습니다. 그리고 그때 친구와 같이 교회로 나가 예수님을 믿게 되었습니다.

목사님의 설교에서는 전지전능하신 하나님은 모든 어려운 사람을 전부 구원해 주신 다고 하니 부처님이 더 원망스럽기만 했습니다. 고향에 내려와 밥을 먹을 때, 기도하는 모습을 어머님께서 보시고 “너 예수님을 믿느냐?”고 물으시기에 “영험도 없는 부처님을 믿어서 무엇합니까?”하고 대꾸하였습니다. 어머니께서는 대성통곡하시면서 “너는 이 집안에 삼대독자다. 형님도 없는데 조상들은 어떻게 하려고 예수님을 믿기로 했니? 오늘 너 죽고 나 죽자!”고 하시면서 땅을 치고 통곡하시었습니다. 온 동네 사람이 다 모이게 될 정도였답니다.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니 여태껏 우리들을 키우시느라 고생하신 어머님을 배반 할 수가 없는 노릇이었습니다. 예수님을 믿지 않겠다고 어머님께 약속을 하고 일단락이 되었죠. 하지만 나의 마음속에는 어머님이 돌아가시고 나면 다시 예수님을 믿을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76년 10월 12일 어머님께서 갑자기 돌아가시었습니다. 그때 인생의 허무함을 느꼈습니다. 지난 과거를 생각해보니 너무나 부모님에게 불효한 것 같아 어머님이 다니시던 단석산 백석암을 찾아갔습니다. 노스님께서 “자네도 불교와 인연이 있다네.” 라며 해주신 그 한마디에 다시 한번 꼼꼼히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어머님께서 어린 자식들을 객지에 보내놓으시고 부처님에게 내자식 잘 되라고 얼마나 빌었을까 생각하니 눈물이 앞을 가리었습니다. 부처님을 한번 쳐다보았답니다. 내 마음을 다 아시는 것 같이 빙그레 웃으시며 내려다보고 계셨습니다. ‘이제 나는 어머님의 못 다한 한을 풀어야겠다. 내가 불교를 믿고 배워서 불교를 위하여 일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그래서 부산불교교양대학에 입학하게되었고 지금 21년째 부산불교교육대학에서 불교 발전과 포교사업에 앞장서서 일하고 있습니다.

젊을 때 배우지 못한 것이 한이 되어 2001년에 동국대학 불교문화대학원에 입학하여 지금 수학 중에 있으며 이제는 부처님의 참된 진리를 깨닫기 위해 지난 날 나와 같이 기복신앙과 무명에 빠져 헤매는 중생들에게 부처님의 바른 진리와 올바른 길을 안내하기 위하여 남은 여생 바치고자 합니다.

나는 어릴 때 부처님만 믿으면 착한 사람은 복도 받고, 많이 아픈 이는 병도 낫게 되고, 부처님께서 죽는 목숨도 살려줄 정도로 모든 소원을 다 들어주는 것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형의 귀향소식을 기대했던 나의 소원이 이루어지지 않고 어린 마음에 상처를 입었다고 생각하였답니다. 그래서 나는 부처님을 원망하며 부처님은 거짓말쟁이라고 아무 영험도 없다고 욕하기까지 하였습니다.

하지만 지금 다시 불교로 돌아오게 되었고 “다시는 부처님 영험이 없다고 원망하는 사람이 없도록” 자비의 실천을 보여주고, 부처님을 믿고 따르도록 나 자신이 올바른 길잡이가 될 수 있기를 발원합니다.

 

 | 표지 |
 

| 월간정각도량 | 편집자에게 | 편집후기 |
Copyright 2001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as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