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호 표지

이달의 법문/ 고산 큰스님

마음의 주인이 되자 ☞▷

정각도량/ 이도업스님

돈으로 살 수 없는 것 ☞▷

詩心佛心/ 이임수

風謠(바람결 노래)☞▷

수행의 길/ 이법산 스님

용왕(龍王) 기도☞▷▷

고승의 향기/ 정유진 스님

우두법융의 철저한 삶☞▷

경전의 말씀/ 장계환 스님

자신의 마음을 경계하라 ☞▷

인터넷 세계의 불교/ 조환기

참여 불교 ☞▷

일주문/ 지호스님

소중한 자신의 삶 ☞▷

불심의 창/ 이강식

내 서원은 문화포교사 ☞▷

정각논단/ 정병국

般若龍船 接引圖 ☞▷

세계 문화유산/ 김미숙

스리랑카의 담불라 석굴 ☞▷

열린마당

나와 붓다, 그리고 예수/ 강상우 ☞▷
중도와 양자의 역할/ 권혁주 ☞▷

신간안내/ 편집부

멋지게 살고 멋지게 가는길  ☞▷

교계소식 ☞▷

동국동정 ☞▷

 

분돈으로 살 수 없는 것
이도업스님/경주캠퍼스 정각원장

불교에서 수행인들에게 금기시하는 것 중에 오욕락(五慾樂)이라는 것이 있다. 시대의 고금이나 지역의 동서를 막론하고 누구나가 공통적으로 갖고 싶어하는 것이 있으니 재욕(財慾)·색욕(色慾)·식욕(食慾)·명예욕(名譽慾) 그리고 수면욕(睡眠慾)의 다섯 가지라고 한다. 이 다섯 가지에 대한 인간들의 욕망은 거의 맹목적이라 할 정도로 본능적이고 강렬한 것이어서 범인들로서는 끊거나 절제하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신라의 원효스님께서는 “자락(自樂)을 능히 버리면 성인과 같이 신뢰받고 존경받을 수 있다.”고 했다. 남으로부터 믿음이나 존경을 받고자 한다면 먼저 자락을 버려야한다는 말씀이다. 원효스님이 말씀하시는 자락이란 무엇일까. 그것은 곧 5욕락이다.

요즈음 학교에서는 스승의 존엄이, 집에서는 가장의 위엄이, 직장에서는 상사의 명(命)이, 국민들에게는 정치인들의 말이 전혀 먹혀들지가 않는다고 한다.

왜 그렇게 되었을까. 힘들고 어려운 일은 남에게 미루고 자기에게 이익이 되고 즐거운 일은 자신들이 챙겨온 파렴치에서 온 결과가 아니겠는가.

불교에서 5욕락 중에서도 재물욕을 그 첫 번째에 둔 것은 유념해야 할 일이다. 돈에 대한 욕망이 그 어느 것에 대한 욕망보다도 강렬하고 무섭다는 뜻이리라. 자본주의 사회에서 권력과 재력이 얼마나 무시무시한가는 세 살 베기 아이도 알 정도다. 대권자의 힘이 아무리 세다해도 권불십년(權不十年)이라 했으니 몇 발짝 가리요마는 재벌가의 금력만은 가히 무소불위(無所不爲)임을 우리는 눈앞에서 보아왔다. 정치의 위력도, 운동 선수들의 스포츠맨십도, 종교인들의 양심도 금력 앞에선 된서리 맞은 배추 마냥 맥을 못 추는게 우리의 현실이 아닌가. 그러나 금풍(金風)이 아무리 세다해도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이 있다.

“돈으로 푹신한 침대는 살 수 있으나 안락한 잠을 살수는 없으며, 돈으로 좋은 보약은 살 수 있으나 건강을 살수는 없다. 돈으로 사람을 살수는 있으나 그 사람의 마음을 살수는 없으며, 돈으로 큰 불사(佛事)는 할 수 있으나 불법(佛法)을 구할 수는 없다.”는 말이 오늘 따라 귀에 크게 울려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돈이란 우리들 일상생활에 절대 필요하고 편리한 수단임에 틀림없다. 그러므로 돈을 돌로 보아서는 국제 경쟁력에서 살아 남을 수 없는 것이 지금의 현실임도 잘 안다.

그러나 돈은 어디까지나 돈으로서 생활의 수단이지 인생의 목적이 아님은 자명한 일이다. 그런데도 요즈음 우리 사회에는 돈이 생활의 전부인 것으로, 인생의 목적 그 자체인 것으로 잘못 생각하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은 듯 하다.

고려의 야운(野雲)스님께서는 “3일간의 수심(修心)은 천년의 보배가 되지만 100년 동안 모은 돈은 하루 아침의 티끌과 같다.”고 하셨다. 돈을 우습게 여기라는 말씀이 아니다. 돈을 죄악시하라는 말씀은 더 더욱 아니다. 돈보다 더 값진 것이 있음을 말하고자 함이다. 편안한 잠이나 가정의 행복 또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믿음과 같은 소중한 것들은 돈에 의해서가 아니라 수심(修心)에 의해서 구해질 수 있으며 용심(用心)에 의해서 얻어질 수 있음을 말하고자 함이다.

오직 돈(財物)과 권력만이 행복의 절대요소인 것으로 착각하고 있는 사람들이나 오직 신(神)만이 절대 보배인 것으로 맹신(盲信)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그것들은 인간의 행복을 위한 목적의 전부가 아니라 수단의 일부분임을 일깨워주고자 하는 말이다.

IMF라고 하는 국난을 겪었다고 해도 우리는 멀지않아 GNP 1만 달러 시대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그때에는 평화와 행복과 믿음을 외적인 물질에서만 찾지 말자. 그것들은 돈만 가지고는 살 수 없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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