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뿌리 내리는 禪 최동순/
선학과 강사
거대한
땅 미국 대륙에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온
선(禪)은 시간이 지날수록 그 진가를 발휘하는
것 같다. 중국의 당송문화나 몽골의 징기스칸
침략이 서구에 깊은 인상을 심어주었다면
근대의 아편전쟁이나 모택동 혹은 한국동란으로
대변되는 동북아는 거대인구 이외에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공산권의
몰락과 중국의 개방으로 한자문화권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물론 서구문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했던 일본을 필두로 동북아에
대한 관심이 세계적으로 고조된 것은 중국의
개방 훨씬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 동북아는
유교문화라는 고정관념을 벗어난 또 다른
문화에 대한 호기심이 있었다. 외면화된
유교의식보다 인도의 종교를 중국화시킨
선사상(禪思想)이 자리잡고 불교문화의
바탕을 이루는 현상이 서구에 전해진 것은
그리 오랜 역사를 가지지 못했다.
문화
수출로서 동양권에서 서구에 영향을 준
불교는 서구의 기존종교에 비해 아주 새로운
충격으로 다가왔다. 다양한 불교문화 중
가장 돋보이는 것은 역시 禪에 대한 관심이다.
일본에서 서구로 전파된 스즈키다이세츠(鈴木大拙)의
선수행(禪修行)에 대한 가르침은 서유럽과
미국 대륙에 커다란 관심과 호기심을 불러모았다.
또한 한국의 숭산스님은 미국은 물론 전
세계에 선원을 짓고 한국 고래의 선사상과
선수행을 세계에 알리고 있다.
인도선의
단계적이고 복잡한 모습을 탈피하여 간결한
실천법과 문자에 얽매이지 않은 수행법이
중국에 뿌리내리고 이후 동북아 불교의
바탕으로 발전해왔다. 禪은 이론적인 저술보다
오히려 승려의 어록이나 스승과 제자사이에
일어나는 행위에 의한 전통이 고승을 중심으로
민중들과 함께 연결되어 있다. 이러한
선종은 오늘날 더욱 쉬운 교통편을 이용하여
미국대륙 방방곡곡에 자리잡게 되었으며
여러 선원(禪院)들이 불사를 행하고 禪수행자들을
불러모으게 되고 또한 통신망의 발달과
컴퓨터의 보급으로 인간 내면을 추구하던
禪이 인터넷을 통하여 인류가 함께 공유하는
새로운 사상으로 자리잡고 있다.
비교적
먼저 미국에 소개된 zen은 일본의 조동종
선이다. 때문에 禪이라는 우리나라 문자표기인
seon 이나 중국 발음의 ch’an 보다 먼저
보통명사로 자리잡고 있다. 일본은 고래로
그들 열도에 선종열풍을 불러일으킨 도원선사의
가르침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조동선은
묵조선(默照禪)을 지향하는 좌선으로 ‘다만
그대로 앉아있기(只管打坐)’의 방법으로서
쉽게 미국에 상륙하여 많은 선수행자들을
확보하고 있다. 13세기에 활약한 영평
도원선사가 지은 『정법안장』을 비롯한
『보근좌선의』의 선서(禪書)는 현대의
일본선을 서유럽과 미국에 전파하는데
노력하고 있으며 실제로 수많은 지부를
형성하고 있다.
http://www.sotozen-net.or.jp/kokusai/kokusai.htm 조동선
관련 http://www.iijnet.or.jp/iriz/irizhtml/irizhome.htm 하나조노대학
국제선학연구소
일본이
좌선을 위주로 하는 묵조선이라면 한국은
중국의 남종선 즉 공안(公案)을 이어받은
전통을 지니고 있다. 고려보조스님과 휴정스님을
비롯한 현대 한국의 고승들의 수행과정이
해외에 알려지면서 한국선에 관한 영문사이트가
속속 개발되어 인터넷상에서 볼 수 있게
되었다.
http://www.bodhidharma.it
한국불교와 한국의 선승 외
http://www.whatiszen.com/htm/main1.htm
화두에 관한 내용
http://www.kwanumzen.com
숭산스님 관련 법어와 링크
몇
년전만 해도 베일에 쌓여 있다시피하던
중국 본토의 사찰 및 禪관련 정보가 통신기술의
발달과 함께 문을 열고 있으며 미국에
거주하는 중국인을 중심으로 꾸준히 선과
관련된 정보들을 웹사이트에 올려놓고
있는 중이다. 또한 잘 알려진 소림사의
무술과 함께 선과 관련된 정보를 올리고
있다. 그러나 대만의 서래사(西來寺)는
중국 본토보다 오래 전부터 웹을 통한
포교활동을 이어왔다.
http://www.hsilai.org 불광산
서래사
http://www.shaolin-overseas.org
소림사
특히
필자가 인터넷 대중화 초기부터 보아왔던
곽암화상의 심우도(尋牛圖)는 Tenbull이라는
사이트 이름으로 일찌감치 영어로 번역되어
세계인들에게 선수행의 마음 과정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 그림은 현재도 굳건히
자리하고 있음을 본다. 한국의 사찰 어디를
가더라도 법당 벽화에서 만나볼 수 있는
그림을 영어로 만나는 기분은 더없이 반갑다
http://www.cs.sfu.ca/people/ResearchStaff/jamie/personal/10_Bulls/Title_Page.html
문명이라는
이름으로 산업화에 이은 첨단화·정보화는
인류에게 또 다른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자살로 감행되는 테러에 이어 생화학
무기에 이어 인터넷이라는 수단까지 테러에
이용되는 현대 사조에 대한 반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비행기 충돌 테러에 의한 세계무역센터의
붕괴는 문명충돌이라는 서구 기독교와
중동지역을 비롯한 이슬람 세력과의 종교간
대립이 깊숙이 자리하고 있으며 이는 종교의
근본 목적인 구원이라는 의미에 대한 회의를
느끼게 한다. 여기에 미국인들에게 새롭게
전해진 좌선수행과 화두사유는 기계문명과
전쟁, 그리고 피폐된 환경과 인종갈등
등에 대한 해답을 얻으려 안간힘을 쓰고
있는 인류에게 커다란 선물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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