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문
운명의 수레바퀴
정재진/ 상경대학 회계학과 교수

 

인간은 누구나 풍요로움을 추구한다. 누구나 욕망을 갖고 있으며 욕망을 성취하기위해 노력하고 대가를 치루는 과정에서 보람을 느낀다. 욕망이란 인간을 인간답게 하기도 하고, 무한하게 생장하도록 에너지를 제공하기도 한다. 물론 지나치면 자신을 태우기도 하지만….

욕망이라는 것은 그 자체로 선악이 구별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 상태에 따라 판단되어야 한다. 수많은 사람의 희생을 통해 얻은 것이 개인의 영달을 위한 것이라면 그것은 악이요, 남이 나와 다르지 않다는 자각을 바탕으로 또 다른 나인 남을 윤택하게하고 행복하게 살리고자하는 욕심을 가진다면, 그것은 곧 나도 살고 남도 살리겠다는 욕심인 즉 소아(小我)의 경계를 벗어난 큰 욕심으로 우리는 이를 발원이라고 하던가.

오늘 날 아침저녁으로 만나는 우리들의 삶은 참으로 녹녹하지 않다. 주어진 빵을 누가 더 많이 가져가는가의 죽고 사는 전쟁터라고나 할까? 내가 더 많이 가져가면 능력이요. 남이 더 많이 가져가면 꿍꿍이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한 자는 더 이상 갈 때가 없을 정도로 가난해 진다. 상위 20%의 사람이 80%에 해당하는 빵을 차지하는 반면 가난한 자들은 끊임없는 박탈감에 시달린다. 이 사회는 빵은 항상 모자라고 배는 항상 고프다.

누군가에게 물음을 던지고 싶다. 부자와 가난한자, 성공한자와 실패한자, 흥하는 자와 망하는 자의 차이가 발생하는 원인은 무엇인가? 가난한자, 실패한자, 망한 자는 왜 그렇게 되는 것일까? 그들이 게을러서 그런 것일까? 만약 그렇다면 그들 중 대부분은 새벽부터 밤늦게 까지 허리가 휠 정도로 뛰어다니고 있다는 것은 무얼 말하는가? 아니면 운이 없어서? 부모 잘못 만나서? 하기 좋은 말로 전생에 업이 두터워서?  

최근 심리학자들이 인간의 운명과 관련된 하나의 공식을 발견했다. 인간의 운명은 습관에 의해 결정되고, 습관은 인간의 행동에 의해 결정되며, 또한 인간의 행동은 생각에 의해 결정된다고 한다. 결국 인간의 운명을 결정하는 첫 출발은 인간의 생각이라는 것이다. 자! 인간의 운명이 생각에 의해 결정된다? 어디서 많이 들어 본 말인 것 같다. 원효스님이 천 수백여 년 전에 해골바가지에 담긴 물을 드시고 깨달으시면서 부르신 오도송이 “일체가 마음에 달려있다(一切唯心造)”가 아니었던가. 원효스님의 말씀은 중생이 마음 한번 먹기에 따라 중생도 됐다가 부처도 됐다가 한다는 의미이리라. 미국의 철학자 에머슨도 인간 개개인이 가진 생각의 경향성 즉 가치관 또는 이데올로기가 곧 그 사람의 운명이라고 했다. 결국 원효 스님의 오도송과 에머슨의 발견이 크게 다르지 않다.

혹자는 20세기의 위대한 발견 세 가지를 나열하기를 첫째가 아인스타인의 상대성이론, 둘째가 프로이드 심리학 그리고 셋째가 신념의 힘이라고 한다. 신념의 힘이라? 20세기가 발견한 위대한 발견중의 하나는 믿는바 대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여기서 재미있는 이야기 하나, 어느 시골의 노파가 불치병인 암 선고를 받았다. 시골에서 평생 농사만 짓던 무지랭이 노파였다. 자식들이 노모의 가시는 길 후회나 없게 대도시의 큰 병원의 훌륭한 의사선생님께 진찰이나 받게 해드리자고 의견을 모았다. 시골의 무지랭이 노파가 암이 뭔지나 알았겠는가. 아무튼 큰 병원에 훌륭한 의사선생님께 가면 병이 나을 것이라는 말은 들었겠다. 아니나 다를까 평생 처음 가보는 어리어리한 병원시설, 더군다나 하얀 가운을 입은 의사선생님은 근엄하기가 꼭 산신령 같아 보였겠다. 의사선생님 여기 저기 꾹꾹 눌러 보시고, 으리으리한 기계 동원하여 갖다 대보고 찔러보고 하시더니 이윽고 간호사 시켜 자 “아 하세요!” 하더니 입에 뭔가를 쑥 집어넣고는 입에 물고 있으라고 한다. 그러고 나서 좀 있다가 깜빡 잠이 들었다가 깨어났다. 그런데 신기한 게 그 후 이 노파의 병이 점점 좋아져 암이 나아 버렸고, 의학계에서는 기적이 일어났다고 난리가 났다. 나중에 얘기는 이 노파 의사가 간호사 시켜 입에 넣어준 체온계가 매일 주는 약인 줄 알았다는 것이다. 시골 무지랭이 노파가 그때까지 살아오는 동안 체온계라는 것을 본적이 없으니. 그러니 산신령 같은 의사선생님이 지어주는 약을 먹었으니 천하에 없는 병도 낫는 것은 당연하다고 믿었던 것이다.

자동차 왕 헨리 포드가 신문기자와 인터뷰하는 자리에서 한 신문기자가 질문하기를 “당신은 20여 년 전에는 가난한 직공의 아들이었는데 지금은 엄청난 부를 이루었다. 그 비결이 뭔가?”라고 물었다. 그러자 헨리 포드가 한 유명한 말 “나는 20년 전부터 세계 제일의 부자였다. 다만 오늘에서야 그것이 현실적으로 이루어졌을 뿐이다.”라고 했다고 한다.

신념의 위대한 능력에 대한 일화는 너무도 많이 있다. 그래서 이런 말이 있는 가 보다 “겨자씨만한 믿음만 있어도 산이 들려져 바다에 던져져라하면 그렇게 될 것이다.” 또는 “믿음만 있으면 명태대가리에도 후광이 비친다.”고.

신념이 운명을 결정한다. 오늘의 나는 어제의 내 마음의 산물이요, 오늘의 내 신념은 내일의 운명이다. 빛을 향한 신념의 수레바퀴가 돌때 진리가 너를 자유롭게 하리라. (운명의 수레바퀴Ⅱ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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