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연꽃마을을
다녀와서 안혜정/ 불교문화대 국악과
3
요즘처럼
따뜻한 소식을 접하기가 어려운 시절일수록
우리에게 더욱 필요한 것은 다함께 사는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노력일 것이다.
이에 불교문화대 학생회 에서는 매년 방학
중 행사로 ‘예천 연꽃마을 어린이 캠프’를
기획하여 왔다.
나는
집행부의 일원으로 캠프에 처음으로 참여하게
되었다.
총
2박3일간의 짧은 일정이지만, 우리 집행부원들은
오랜 시간동안의 준비기간을 거쳐 캠프를
만들어 나갔다.
드디어
첫날. 선발대로 출발한 다른 집행부원들과는
달리 나는 숙소에서 아이들을 맞을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생각 외로 빨리 도착한
아이들 소식에 풍선과 환영 문구를 다는
등 정신이 없었는데, 한 아이가 나에게
막 달려와 내 손등에 뽀뽀를 하였다. 조금
낯설어 하며 서먹서먹 할 줄 알았던 내
생각이 큰 오산이었음을 느꼈다.
이것이
내가 처음으로 맞는 연꽃마을 캠프의 시작이었다.
첫째
날 일정은 불국사 관람이었다.
무등도
타고, 달리기 시합도 하는 등 너 나 할
것 없이 아이들 손을 붙잡고 다들 신나하는
분위기였다. 올라가는 중간에 약간의 비가
내린 것을 빼고는 별문제 없이 불국사
관람을 마친 후, 기념촬영으로 마무리를
한 뒤 다시 숙소로 향했다.
다음은
우리가 준비한 레크레이션 시간이었다.
특히나 아이들과 함께 했던 꼬리잡기 게임과
OX퀴즈가 제일 기억에 남는다. 꼬리잡기
게임은 말 그대로 서로의 허리를 감싸고
다른 편 꼬리를 잡으면 이기는 게임인데,
지금도 캠프 사진을 보면 꼬리잡기 게임한
사진이 제일 많다. 그만큼 숨이 찰 정도로
재밌고, 기억에 많이 남는다. OX퀴즈는
공통된 화제가 없어서 꽤나 애를 먹었지만
예전에 다녀왔던 학우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여 재밌고 단순한 소재로 꾸며보았는데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서로에 대해 좀
더 다가갈 수 있고 너무나도 재밌고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둘째
날 우리보다 더 빨리 기상하는 아이들
모습에 감탄하여 간단한 축구로 아침을
시작하였다. 오늘이 바로 이번 캠프의
하이라이트다.
바로
아이들이 너무나도 기다리던 수영장과
놀이동산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었다.
간단한
국민체조 후에 너도나도 할 거 없이 물에
뛰어들었다. 옷 찢어진 줄도 모르고 노는
아이들 모습에 우리가 더 좋아 했던 거
같다.
전날
내린 비에 우려했던 날씨와는 달리, 말
그대로 햇볕은 쨍쨍 모래알은 반짝이었다.
특히나 수영장에서 물이 무섭다며, 회장
오빠만 졸졸 따라다니던 승윤이가 제일
기억에 남는다.
놀이동산에서는
조별로 이동을 하였는데, 마침 우리가
간 그날이 행사기간이라 다채로운 댄스
등을 볼 수 있었다. 여기서는 특히나 범버카가
제일 인기가 좋았는데, 줄이 너무 길어서
탑승하지 못해 포기하는 아이들도 많았다.
아쉬워하는
놀이동산과 수영장을 뒤로 한 채 다시
숙소로 향했다.
역시나
마지막 날 밤은 화려했다.
장기자랑
시간을 마련하였는데, 신체가 좀 불편한
인수와 순영이의 환상적인 하모니와, 성균이의
화려한 트로트 댄스는 더 이상 말이 필요
없는 이날 최고의 인기였다.
마지막
날은 온천이 일정에 잡혀 있었다. 아이들과
함께 물장구치면서 서로의 등도 밀어주는
등 전날 피곤함이 싹 가시는 듯했다.
간단하게
도시락을 먹은 뒤, 아이들 배웅을 위해
다시 예천으로 향했다. 버스좌석이 부족해서
일부분의 사람들만 갔었던 게 무척이나
아쉬움이 남지만 예천 연꽃마을에서 경주로
돌아오는 길에 우리를 태운 버스가 지나갈
때 까지 손을 흔들어 주던 아이들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왕
언니 슬비와 진주, 피카츄 수영복 귀염둥이
막내 상훈이, 삐돌이 정훈이, 바람처럼
사라지는 동원이, 감동의 편지 득순이,
터프 걸 서정이, 수줍음 많은 수정이,
귀여운 유정이, 너무 진지한 재훈이 등등...
문득
할머니께서 주셨던 글귀가 떠오른다.
아메리칸
인디언들의 조상들은 상형문자를 사용하였는데
어린이의 마음은 세모꼴 어른의 마음은
동그라미로 나타내었다고 한다. 어릴 때의
뾰족했던 모서리는 점점 닳아져서 어른이
되는 동안 모가 없는 동그라미의 마음으로
변한다고 생각했다 한다.
세모꼴
양심이 죄를 짓는 것은 분량만큼 회전하면서
뾰족한 모서리로 마음을 긁어내기 때문이라고
한다. 무수히 반복되는 사이에 어릴 때의
뾰족했던 모서리는 점점 닳아져서 어른이
되는 동안 모가 없는 동그라미 모양으로
변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런
삼각형 마음 동그라미의 마음이 나에게는
소중한 추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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