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의 불교


불교문화와 인터넷의 궁합


강민수/ 고려대장경연구소 연구원


정보통신의 발전 속도를 흔히 빛의 속도에 비유한다. 주변을 둘러보면 아주 적절한 비유인 것 같다. 컴퓨터와 인터넷이 등장하고부터는 어느 틈엔가 은행에서 입출금 금액을 손으로 써주던 통장이 사라졌고, 동사무소에서 주민등록등본을 복사해 주는 모습도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부지불식간에 생긴 일들이라 처음에는 혼란도 많았고 신기하게 받아들였지만 이제는 인터넷이 자연스러운 생활의 일부가 되었다.

우리나라에 인터넷이 상용화된 지는 10년에 불과하고, 그나마도 초고속인터넷 서비스가 시작된 것은 5년밖에 되지 않는다. 인터넷의 기원을 1969년으로 잡고 있지만 인터넷의 발생지인 미국에서조차 일반인들이 개인용 컴퓨터로 인터넷에 접근하게 된 것은 우리보다 몇 년 앞서지 않는다.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지 10년 남짓한 기간에 인터넷은 활자 미디어(신문, 잡지)와 전파 미디어(라디오, TV)의 뒤를 잇는 제3의 매스미디어로서 컴퓨터와 함께 ‘20세기 최고의 기술’로 인정받으며 21세기에 들어와서 본격적으로 세상을 이끌어가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1990년대 말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전 세계를 휩쓸었던 닷컴 기업 열풍이 세계 경제 불황의 여파로 한풀 꺾이자, 한때 인터넷과 정보기술(IT)의 역기능을 지적하는 회의적인 시각이 대두되기도 했지만, IT 산업의 전체 규모는 여전히 비약적으로 성장해 나가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전체 가구의 70%가 초고속 인터넷 망에 연결되어 있고, 인터넷 이용자가 전체 인구의 61%에 이른다는 정부의 정보화백서를 들추지 않더라도, 인터넷은 이미 생활이 되어 정치, 사회, 문화, 경제, 국제 관계 등 거시적인 사안에서부터 개인의 취미 같은 사소한 일에 이르기까지 인류의 문화와 생활환경을 총체적으로 변화시켜 나가고 있다.

개인적인 수행을 강조하고 젊은 신도층이 두텁지 못한 오랜 전통 때문인지 그동안 불교가 다른 종교들에 비해 신문이나 방송 같은 미디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측면이 있었던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인터넷 혁명의 회오리는 이미 종교계라고 해서 피해 갈 수 없는 눈앞의 현실이 되었고, 아직 미흡한 수준이지만 우리 불교계도 이러한 변화의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사찰마다 인터넷 홈페이지가 개설되어 있고, 종단에서도 관심을 기울이고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21세기의 주류 미디어로 등장한 인터넷은 불교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전 세계의 컴퓨터가 인터넷으로 연결되어 있는 구조는 불교의 연기론적 세계관과도 일맥상통한다. 우리나라의 정보기술은 이미 세계적인 수준에 올라있고, 이제는 국가 시책이나 인터넷 업계의 관심이 기술보다는 컨텐츠 중심의 지식정보로 옮겨지고 있다는 것도 불교계로서는 반가운 일이다. 무엇보다도 한국불교는 오랜 역사만큼이나 방대하고 다양한 형태의 문화유산을 보유하고 있다. 우리나라 지정문화재의 56%가 불교문화재라는 통계만 보더라도 인터넷에서 보여줄 수 있는 불교문화 컨텐츠는 무궁무진하다. 팔만대장경만 해도 어마어마한 양이다. 

더욱이 산사와 스님들, 그리고 산사의 뒷산으로 오르는 길만으로도 불교문화의 진수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훌륭한 컨텐츠가 된다. 꼭 국보가 아니고 보물이 아니더라도 산중 깊은 곳에 자리한 작은 암자 한 켠의 소박한 돌탑 사진 한 장을 인터넷에서 발견한다면 꼭 불교인이 아니더라도 잠시나마 복잡한 세상사를 잊을 수 있을 것이다.

멀리 산사에서 들려오는 스님들의 예불 소리며 산새들의 지저귐을 담은 MP3 파일, 범패 의식을 담은 비디오 파일은 멀티미디어 자료로 손색이 없다. 디지털카메라로 맛깔스럽게 찍은 사찰음식 사진과 조리법은 건강식을 만들려는 주부들에게 좋은 정보가 된다. 그런 멀티미디어 자료가 없더라도 스님들의 재미있는 수행담을 올려놓기만 해도 좋은 홈페이지를 꾸밀 수 있다.

명산대찰은 대찰대로 산중 암자는 암자대로 나름의 운치가 있는 것처럼 정성껏 꾸민 홈페이지는 복잡한 기술이 적용되거나 자료의 양이 많지 않아도 네티즌의 손끝으로나마 잔잔한 감동을 전해 줄 수 있을 것이다.

조계종 산하 한국불교정보화사업단이 제작한 사이트로 전국의 전통사찰을 대상으로 관련 유물, 국보, 보물, 주요 지정문화재, 성보문화재 등 불교문화 컨텐츠와 주변의 관광안내 콘텐츠로 구성되어 있다. 템플스테이 안내, 사찰 근처의 숙박지, 식당 정보까지 포함하고 있어 불교인이 아니더라도 즐겨 찾을 만한 사이트이다. 현재 공개된 홈페이지는 887개 중 63개 사찰을 대상으로 한 1차년도 시험판으로 3년간의 작업을 거쳐 전통사찰 전체에 대한 작업이 완료될 예정이다.

금강스님과 한북스님이 쓴 ‘수행일기’만으로도 감동이 밀려온다. 한문학당 학생들의 게시판과 아름다운 미황사 풍경, 한문학당 학생들 모습을 담은 갤러리는 배가 부른데도 끝까지 먹게 되는 후식이다.


사찰음식 전문식당의 홈페이지답게 밥, 국, 나물, 김치 등 모든 종류의 사찰음식을 조리법까지 정리해 놓았다. ‘절따라 맛따라’ 코너에서는 9개 사찰에서 전래되는 음식을 사진을 곁들여 소개하고 있다. 잘 편집된 잡지를 보는 듯 깔끔한 구성이 눈길을 끈다. 불교와는 관계없지만 ‘세계여행기’도 볼 만하다.


서울, 부산, 광주, 대구, 청주, 춘천의 6개 지역 불교방송국이 인터넷에서 하나로 뭉쳤다. 생방송은 기본이고, 지난 프로그램을 골라서 다시 들을 수 있다. 지역별로 특색 있게 꾸며져 있어서 다양한 컨텐츠를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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