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의 길
다섯 가지 덮개(五蓋)와 대치법
김재성/ 동국대 선학과 강사, 경전연구소 소장

우리가 일상생활을 하거나 수련회등의 기회에서 집중수행을 할 때, 우리의 마음이 제대로 자신과 사물을 이해하는 것을 방해하는 다섯 가지 장애가 있다. 이 장애를 다섯 가지 덮개라고 한다. 이 덮개는 특히 어떤 수행이라고 막 시작하려 할 때 심하게 일어나서 수행자들이 수행을 도중에 중단하거나 어렵게 만들어 버리기 때문에 오늘은 이 문제에 대해서 다루어 보고자 한다. 이번 여름은 산사나 좋은 수행도량을 찾아서 짧은 시간 동안이라도 직접 집중수행을 할 계획이 있는 이들은 다섯 가지 덮개가 어떤 것이고 그 덮개를 다스리는 대치법이 무엇인가 일단 이론적으로 잘 알아서 자신의 향상을 위한 정진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백승이라는 병가의 말도 있지만, 정말로 자신을 이긴 사람이 진정한 승리자라는 부처님의 말씀을 떠올리면서 이 글이 나약해지는 우리 자신의 마음을 바로 잡는 힌트가 되었으면 한다.

다섯 가지 덮개의 번뇌는 ①감각적 욕망에의 희구 ②악의(惡意) ③혼침과 졸음(?沈睡眠), ④들뜸과 회한(掉擧惡作), ⑤회의적인 의심(疑)이다. 이 번뇌는 마음집중(삼매)을 닦는 수행자의 경우에는 첫번째 선정에서 다스려지며, 꿰뚫어 봄(觀)을 닦는 수행자는 순간적인 마음집중(刹那三昧)이 이루어질 때 다스려지지만, 다음의 대치법은 일상생활이나 여러 가지 수행 주제로 다스리는 방법임을 알 수 있다. 이 가르침은 팔리 경전의 『중간 길이의 가르침』(中部)의 『念處經』 주석(MN-a I, 281-6)과 『긴 가르침』(長部)의 『大念處經』 주석(DN-a III, 778-782)에 수록되어 있다.

먼저, 감각적인 욕망을 없애는 6가지 방법이 있다.

①부정관을 할 것(不淨相의 획득), ②부정관에 전념할 것(부정관 수행의 노력), ③감각기관을 잘 제어할 것(감각기관의 보호), ④음식에 대해서 소중한 생각을 지니고 양을 조절할 것(식사의 양을 알 것), ⑤도심이 굳은 좋은 벗을 가까이 할 것(좋은 사람을 벗함), ⑥감각적 욕망에 대한 말을 피하고 욕망을 제어하는 말을 할 것(적절한 말).

두 번 째, 분노(惡意)를 없애는 6가지 방법이 있다.

①자관(慈觀)을 닦을 것(慈相의 획득), ②자관(慈觀)에 전념 할 것(자관 수행의 노력), ③업은 자신의 것임을 생각할 것(자신이 지은 업의 자성을 관찰), ④자관의 좋은 점과 분노의 해로움에 대해서 깊이 생각할 것(관찰을 많이 닦을 것), ⑤분노를 잘 다스리는 좋은 벗을 가까이 할 것(좋은 사람을 벗함), ⑥자관의 이로움과 분노의 불이익에 대한 말을 할 것(적절한 말).

세 번 째, 혼침과 졸음을 없애는 6가지 방법이 있다.

①혼침과 졸음의 원인이 과식에 있음을 알 것(과식에 대한 相의 획득), ②자세를 바꿀 것(위의의 전환), ③광명상(光明想)을 닦을 것(광명상의 사유), ④지붕이 없는 곳에서 수행할 것(노지에서 머물 것), ⑤잠자기를 즐기지 않는 좋은 벗을 가까이 할 것(좋은 사람을 벗함), ⑥수면의 불이익과 깨어 있음의 이로움에 관한 말을 할 것(적절한 말).

이 외에도 수행 도중 졸음에 시달리던 목갈라나 존자에게 부처님이 일러주신 졸음을 극복하는 방법이 있다(AN IV, 85-91, 增支部, 七集, 第六 無記品, 58經).

①졸음의 원인이 되는 생각들을 떨쳐 버릴 것, ②이전에 들은 가르침(法)을 상기할 것, ③가르침을 자세하게 반복해서 생각하며 외울 것, ④양 귓불을 잡아당기고 팔 다리를 문지를 것, ⑤자리에서 일어나 찬물로 눈을 씻을 것, ⑥광명상(光明想)에 주의를 기울일 것, ⑦경행(걷는 수행)을 할 것, ⑧사자와 같이 누워서 쉬되 일어날 시간을 정하고 잠에 들 것.

네 번 째, 들뜸과 우울(회한)을 없애는 6가지 방법이 있다.

①부처님의 가르침을 많이 배울 것(多聞할 것), ②해도 되는 일과 해서는 안 되는 일을 두루 물을 것(널리 물을 것), ③계율을 잘 이해하고 있을 것(율에 대한 분명한 앎), ④계를 잘 이해하고 지키는 연장자(장로)와 함께 지낼 것(老長老를 가까이 모실 것), ⑤들뜸과 우울을 잘 다스리는 좋은 벗을 가까이 할 것(좋은 사람을 벗함), ⑥들뜸과 우울의 해로움과 마음의 고요함의 이로움에 관한 적절한 말을 할 것(적절한 말)

다섯 번 째 회의적 의심을 없애는 6가지 방법이 있다.

①부처님의 가르침을 많이 배울 것(多聞할 것), ②불법승 삼보에 대한 의심이 있으면 질문을 하여 의심을 풀 것(널리 물을 것), ③계율을 잘 이해하고 있을 것(율에 대한 분명한 앎), ④삼보의 진실함에 대한 믿음을 기를 것(신심[勝解]을 많이 닦을 것), ⑤삼보에 대한 신심이 지극한 좋은 벗을 가까이 할 것(좋은 사람을 벗함), ⑥의심의 해로움과 의심을 없애는 일의 이로움에 대한 적적한 말을 할 것(적절한 말).

이처럼 각 덮개과 그에 대한 대치법을 잘 숙지하고 나서 좋은 스승의 지도하에 법에 대한 신심과 노력을 기울인다면, 마음은 다섯 가지 덮개에서 벗어나 분명한 앎과 깊은 마음의 안정을 이루면서 일상생활이나 집중수행에서 바른 길(八正道)를 갈 수 있을 것이다.

 | 목차 |
 

| 월간정각도량 | 편집자에게 | 편집후기 |
Copyright 2001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as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