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의 불교

사이버에서 道를 구하다

이재형/ 법보신문 차장


요즘 한국불교의 키워드는 역시 ‘수행’이 아닐까 싶다. 수행이라는 이름으로 초청강연회가 잇따라 열리고 있으며, 주말수련회, 여름·겨울 수련회, 철야정진 등도 봇물 터지듯 이어지고 있다. 기도중심의 불교에서 교리를 제대로 알자는 배움의 열기로, 이제는 다시 직접 깨달음을 얻자는 수행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이런 예는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

여름·겨울 안거 때면 30여 곳이 넘는 재가선방에서 6000여 명의 재가불자들이 용맹정진을 하고 있다. 이는 안거 때마다 수행하고 있는 2000여 명의 스님들보다 훨씬 많은 수치로 최근 ‘수행열풍’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사찰수련회의 참가자도 갈수록 늘어 여름에는 1만 8000여 명, 겨울에도 2000여 명 이상 동참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철야정진을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사찰들이 급증하고 있는 것을 비롯해 매년 200여 명이 미얀마 등 동남아로 ‘위파사나 유학’을 떠나고 있는 것이다.

또 종단의 수행에 대한 열의도 대단히 적극적이다. 조계종은 지난해 초 수행체계실무위원회를 구성해 간화선을 비롯해 각 수행법의 체계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와 함께 조계종교육원도 500여 명에 이르는 재가불자들을 대상으로 수행설문조사를 하고 최근에는 『불자수행프로그램 현황조사보고서』를 발간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렇듯 불과 수십 년 전까지만 해도 스님들의 전유물처럼 인식되던 수행이 최근 재가불자들 사이에서도 폭발적으로 확산돼 가고 있는 것이다. 한국불교 1700년 전통에서 그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가히 ‘수행의 시대’라 할 만하다.

그럼 왜 이렇게 수행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는 것일까. 먼저 경제적으로 안정되고 반면 스트레스와 불안의 요소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요즘 세태와 무관하지 않을 듯 하다. 여기에 달라이라마나 틱낫한 스님 등의 활동과 수행·명상 서적들의 확산도 이러한 수행열풍에 한 몫 톡톡히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70∼80년대 불교를 기복이나 지식으로만 받아들였던 극단적인 풍토에 대한 반성도 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런 여러 가지 요건과 함께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인터넷의 영향이다.

90년대 말부터 폭발적으로 보급된 인터넷은 다양한 정보 선택이 가능해졌고, 그에 따라 수행에 대한 최근의 열풍을 불러일으키는 일등공신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법보신문의 조사에 따르면 ‘다음’ ‘프리첼’ ‘세이클럽’의 불교동호회 1450개 중 수행관련 온라인 모임이 98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그 형태도 참선, 염불, 위파사나, 간경 등 대단히 다양화되고 있으며 전문성까지도 갖추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언뜻 눈으로 보고 자판을 두드리는 일이 수행과 어떤 관련이 있을까 싶기도 하지만 인터넷은 수행의 깊이를 더해주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 인터넷은 네티즌들을 수행의 장으로 끌어들이고 있을 뿐 아니라 수행에 필수적인 교리적인 이해를 쉽게 얻을 수 있도록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인터넷에 수행의 고수들이 가세하면서 수행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점검과 문답이 가능해지고 있는 것도 요즘 추세라고 하면 추세다. 수행을 중간에 포기하는 이유의 상당수가 전문 지도자가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러한 인터넷 ‘교감’은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수행관련 사이트는 크게 두 분류로 나눌 수 있다. 첫 째는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오프라인의 성격이 강한 불교동호회다. 상당히 많지만 이중에서 네티즌들이 많이 찾는 사이트 몇 곳만 알아보자.

나무아미타불(cafe.daum.net/amtb)은 회원이 1만 8000명이 넘는 명실상부한 최고 인기사이트다. 매일 숱한 글들이 올라오는 것은 물론 염불과 관련된 수많은 글들을 볼 수 있다. 아미타파(cafe.daum.net/amitapa)도 최근 주목받는 염불사이트다. 춘천 정토원 원장 정목 스님이 수행체험을 바탕으로 친절한 수행의 세계로 이끌어준다. 참선과 관련된 사이트들도 많다. 참선하는 사람들의 모임(cafe.daum.net/chamsun), 선객(sungag.buddhism.

org), 정혜선방(myhome.nate.com/prazen)도 참선의 방법과 궁금증들을 해결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다양한 선어록도 볼 수 있는 알토란같은 사이트다. 목탁소리(www.moktaksori.org)는 교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권위있는 사이트다. 사이버 생활수행도량을 지향하는 이 곳에는 다양한 수행방법과 수행체험, 경전이야기 등 유익한 내용들을 찾아볼 수 있다.

이와 함께 수행도량에서 운영하는 홈페이지도 좋은 자료가 많은 보물창고들이다. 위파사나와 관련해서는 근본불교 쌍그하(www.bodh.net), 보리수선원(www.borisu.or.kr), 봉인사(www.bonginsa.net), 연방죽선원(lotuspond.compuz.com/

bestsite.htm) 등은 위파사나의 기본부터 수행방법까지 친절히 소개하고 있다. 최근 주목을 받고있는 도심선원들 홈페이지도 방문하면 많은 ‘수확’을 거둘 수 있다. 우곡선원(www.zenkorea.org), 안국선원(www.ahnkookzen.org), 무불선원(cafe.daum.

net/mubulsunwon), 무심선원(www.mindfree.net) 등은 수행경험을 통해 다양한 선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으며, 일반인들의 수행체험도 살펴볼 수 있다. 소리산참선캠프(cafe.daum.net/sorisan)는 절수행도량 법왕정사의 홈페이지다. 자타가 공인하는 절 일인자 청견 스님이 주지로 있어서인지 절수행과 관련된 다양한 자료들을 살펴볼 수 있다. 바른법연구원(home.freechal.com/diamond)은 고 백성욱 박사의 간경수행, 특히 『금강경』에 대한 수행방법을 알 수 있는 좋은 홈페이지다.

이상과 같이 간략하게나마 몇 곳을 소개했다. 그러나 수행은 생각과 이해의 차원을 넘어 실천으로 이어져야 참 의미가 있다. 부뚜막의 소금도 넣어야 짠 것과 마찬가지 이치다. 인터넷 수행의 한계는 명확하다. 그러나 아무리 그렇다하더라도 이들 홈페이지들이 근본적인 문제에 목말라하는 사람들에게 달을 가리키는 손의 역할을 하기에는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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