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내가 생각하는 종교
이경일/ 불교도연합회 회장(불교학과 4)
제목은 미리 「내가 생각하는 종교에 대해…」라고 정해놓고 한참동안을 망설였다. 과연 내가 생각하는 종교가 무언지, 혹 잘못 생각하고 있었던 건 아닌지 하는 고민에 빠졌다. 이 글을 쓰면서 내 생각을 다시금 정리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21세기가 되면서 과학 문명은 무수한 발전을 거듭해 왔다. 흔히들 과학과 반대되는 개념으로 종교를 꼽는다. 그래서 과학이 발전하면 종교는 사라질 꺼라 말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과학이 발전된 지금 우리 주변을 보면 종교는 더욱더 발전해 있다. 종교가 과학에 반하지 않다는 말일 것이다.
종교는 왜 생겨난 것일까? 종교가 생겨난 배경은 인간의 나약함으로 생겨난 것 같다. 무신론적 종교관은 나약한 인간이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다고 본 것이고, 유신론적 종교관은 나약한 인간이 어떠한 매개체를 통해 그 어려움을 이겨낸다고 본 것 같다. 강하지만 때로는 한없이 나약하고, 혈기왕성하지만 때로는 한없이 가냘프고 감상적인 것이 인간이기 때문이다. 또한 사회라는 인간 세상의 울타리 안에서 더욱더 외로움을 느끼는 것이 인간이다. 이러한 이유로 종교가 시작된 것 같다.
그럼 종교란 무엇일까? 난 분명 종교란 여러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라 생각한다. 나는 고등학교 때 불교를 알게되면서 느꼈던 행복함을 남들에게 전해주려 동국대학교 불교학과에 왔다. 불교뿐만 아니라 타 종교 역시 사람들에게 행복함을 주려 생긴 것이라 생각한다. 사람들에게 마음의 안식을 주는 것이 종교라 생각한다. 하지만 요즘 여러 종교를 배우고 알게되면서 행복함을 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고통을 주는 것을 여러 보게 된다. 이상한 종교를 믿고 따르며 잘못된 길을 가는 사람들이 주변에는 아직도 많다.
새학기가 시작되면 불교학과 학생들과 학교주변 교회사람들의 말다툼을 가끔 보게 된다. 이유인 즉 불교학과 학생들은 학교주변 교회사람들의 선교행위를 막으려 하고 그 사람들은 종교의 자유라 이야기하며 말다툼을 하기 때문이다. 어느 특정 종교를 비방하려고 쓰는 글은 절대 아니다. 이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이런 일들이 과연 종교를 올바르게 믿어서 일어나는지 하는 일에 대해 말하려 하는 것이다. 분명 두 사람 모두 올바르게 믿었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종교란 분명 여러 사람에게 행복함을 주고 서로를 배려해야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렇지 못했기 때문이다. 종교에는 높고 낮음은 없다. 종교로서의 순수성만 갖고 있다면 모든 종교가 위대한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 위대한 종교를 자신이 믿지 않는다고 하여 무시하거나 다툼의 빌미가 되어선 안 될 것이다.
이렇듯 잘못된 종교관으로 인해 서로 다투는 경우가 많다. 세계 여러 지역의 분쟁이 종교로 인해 일어나고 있다. 그러한 이유로 종교를 필요악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우리들 곁에는 종교가 항상 필요하다. 그 이유는 종교로 인해 악(惡)이 발생하기도 하지만 그 이면에 엄청난 선(善)의 가능성을 가졌기 때문이다. 평소에 할 수 없던 희생을 할 수 있게 하고 개인의 욕망을 뛰어넘는 보편적 행위를 가능케 하며 인간을 절망에서 구원하며 죄의식을 씻어주고 모든 인간을 사랑과 화합으로 인도하기도 한다. 그러한 이유로 종교가 이 세상에 필요하다고 본다. 또한 강의 중 한 교수님은 이런 말씀을 하셨다. ‘의사는 병의 증상을 알아서 병을 고쳐내지만 왜 병이 왔는지는 현상적인 원인만 안다. 그 병이 왜 나에게 왔는지의 이유는 종교만이 안다.’ 병의 원인을 신 중심의 종교는 신에 의한 것이라 할 것이고, 불교에서는 업설(業設)에 의해 이야기 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 이야기는 종교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나 역시 종교가 필요하다고 본다. 우리의 삶에 종교가 없다면 너무도 삭막할 것 같다. 윤리나 철학이 할 수 없는 부분을 종교가 보듬어 줄 수 있고, 또한 그래야 하기 때문이다.
종교는 우리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자기 희생적이고 봉사하며 헌신한다면 그 모습은 종교로서 아름다운 모습일 것이다. 우리는 종교를 믿고 따르며 각 종교에서 말하는 이상향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그래서 이 세상을 조금 더 맑고 향기롭게 만들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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