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승
범망경의 보살계 최법혜 스님 / 경주 정각원장
1.
범망경 보살계
한국
불교의 조계종에서는 신도들이 받는 재가
5계 이외에 스님과 신도가 함께 받는 보살계(菩薩戒)가
설해지고 있다. 해마다 음력으로 3월이
되면 통도사를 비롯하여 해인사 범어사
쌍계사 송광사등 각 교구 본사에서는 보살계를
설하는 법회가 열린다. 보살계는 대승불교권의
중국 한국 일본에서 중요시되는 대승계율로서
한국에서의 보살계 수계의 역사는 신라
자장(慈藏)율사가 통도사에서 처음 설하신
이후 지금까지 잘 전승되어 오고 있다.
보살계란
대승불교의 구도자(求道者)인 보리살타(菩提薩陀)
즉 보살(Bodhi-sattva: 覺有情)이 받아
지키는 계로서 이 계를 받으면 보살이라고
부른다. 보살은 아직 완전한 지혜를 이루지
못하였기 때문에 위로는 깨달음을 구하고자
노력하고(上求菩提), 아래로는 불행한
중생들을 교화하여 제도하고자 노력한다(下化衆生).
보살의
수행덕목으로 보시(布施) 지계(持戒) 인욕(忍辱)
정진(精進) 선정(禪定) 지혜(智慧)의 육바라밀(六波羅蜜)이
있다. 여기에서 계란 대승계로서 재가
5계가 3업(身業 口業 意業)가운데 몸으로
짓는 신업(身業)과 말로서 짓는 구업(口業)을
중심으로 조직이 되었다면 이 대승 보살계는
마음으로 짓는 행위인 의업(意業)을 바탕으로
하여 조직된 계율이다.
그
구체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경전은 구마라집의
번역(A.D. 406)인 『범망경노사나불설보살심지계품』(梵網經盧舍那佛說菩薩心地戒品)
제10으로서 약칭 『범망경』, 『보살계본』이라고
한다.
2.
보살계의 내용
『범망경』은
상하 2권으로 되어 있다. 상권에서는 보살의
정신적인 수행 진전의 단계인 심지(心地)를
4단계(10發趣 10長養 10金剛心 十地)로
설명하고, 하권에서는 보살이 바르게 지켜야
할 계율의 조문(條文)을 설명하고 있다.
그 내용은 10중금계(10重禁戒)와 48경계(48輕戒)의
58조로 되어 있다.
먼저
보살이 지켜야 할 열 가지 무거운 금계(十重禁戒)란
(1)고의로 모든 생명있는 것을 죽이는
것을 금함 (2)남의 것을 훔치는 것을 금함
(3)자비심 없이 음욕을 행하는 것을 금함
(4)고의로 거짓말(妄語) 하는 것을 금함
(5)술을 사고 파는 것을 금함 (6)다른
사람의 허물을 말하는 것을 금함 (7)자신을
칭찬하고 남을 비방하는 것을 금함 (8)욕심을
내어 구하는 사람에게 수치심을 주는 것을
금함 (9) 성을 내어 잘못을 참회하는
사람의 사죄를 받지 않는 것을 금함 (10)삼보를
비방하는 것을 금함이다.
위
10중금계를 범하면 그 죄종이 바라이죄로서
비구계에서는 교단에서 추방을 명할 정도의
극중죄이다. 그러나 『범망경』에서는
"이 10중금계를 범하는 일이 있으면
가르쳐 참회를 시킨다"라고 하여
그 의미가 바뀌어 '지옥에 떨어지는 죄'라고
한다.
그리고
48개조의 가벼운 죄는 여기에서 모두 열거
할 수는 없지만 그 가운데 중요한 것은
스승과 어른을 공경하지 않는 것(不敬師長),
술을 마시는 것(飮酒), 고기를 먹는 것(食肉),
오신채(五辛菜: 다섯가지 자극적인 음식물:
파 마늘 달래 부추 흥거)를 먹는 것, 계를
범하는 사람을 가르쳐 참회시키지 않는
것(不擧敎懺), 법사에게 법문을 청하지
않는 것(住不請)등이다.
특히
생명 존중사상에 입각하여 고기 먹는 것을
금지하고 방생(放生)을 적극 권장하며,
자극적인 오신채까지도 먹는 것을 금하는
것 등은 중국과 한국불교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 그리고 명리(名利)와 사리사욕(私利私慾)을
금하고, 조상의 은덕에 감사하는 추선공양(追善供養)과
일상 생활 속에서의 자비와 효순심을 강조하였다.
3.
보살계의 중심 사상
『범망경』
보살계의 특성은 재가신도나 출가의 스님들이
구별 없이 모두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
까닭은 이 계는 자기의 불성(佛性)을 개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불성계'(佛性戒)이기
때문이다. 부모와 사승과 삼보등에 효순하기를
권하는 효순과 자비를 중요시하여 "중생이
불계(佛戒)를 받으면 모든 부처님의 위치에
들어간다"라고 설하여 불자가 자각(自覺)을
바탕으로 하여 보살도를 수행함을 기조로
하고 있다.
보살계의
중심사상은 삼취정계이다. 삼취정계의
(1)섭율의계(攝律儀戒)는 출가와 재가가
수지하는 모든 계율을 잘 지켜야(攝持)
하는 것이며 (2)섭선법계(攝善法戒)는
보살은 큰 보리심을 일으켜 모든 선업을
행하도록 작선(作善)을 권하는 것이며
(3)섭중생계(攝衆生戒)는 요익유정계(饒益有情戒)라고도
하는데 보살은 일체중생을 위하여 영원토록
이로운 행을 하도록 권하는 계를 말한다.
『범망경』의
보살계에는 이와 같은 삼취정계의 직접적인
용어는 보이지 않지만 그 계의 내용설명에는
이 삼취정계의 사상이 잘 나타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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