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와 종교
성타 스님 / 불국사 화주

현대는 복잡화 다양화 등 여러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세계가 지구촌 시대로 가까워오고 있으면서 세계 어느 곳을 가든지 15시간 이내로 갈 수도 있고, 각종 언론기관에서 나오는 텔레비전이나 라디오 그리고 인터넷 등에서 여러 가지 정보가 쏟아지는 정보화 시대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또 한가지 그러다 보니 자기의 주장이 아주 강한, 물질을 대단히 소중히 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현대가 편리해졌고, 소식도 다양하게 들을 수 있고, 물질도 풍요로워졌고 여러 가지 점에서 좋아졌습니다. 그러나 거기에 못지않는 부작용도 대단합니다. 이러한 변화 속에 영원히 변하지 않는 어떤 궁극적인 삶은 뭐냐 이러한 것을 우리가 알고 변화 속에 살아가야 변화를 자기로서 받아들이면서 능동적으로 살아갈 수 있지, 자기의 뚜렷한 이상과 우리에게 크게 귀가하는 목표나 관점이 뚜렷하지 못하면 변화 속에 함몰되고 말 것입니다. 이런 것을 우리는 생각하면서 이러한 시대에 불교적인 이념과 정신이 삶에 대한 좌표로써 체취가 되야 되지 않나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것이 불교가 오늘날 해야 하는 역할이라고 생각하면서 현대와 종교라는 이러한 관점에서 말하고자 합니다.

다양한 시대인 만큼 종교도 그러한 다양한 종교가 어찌 보면 우리나라에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종교를 점검해서 보는 기준을 몇 가지 상식적으로 알아야 합니다. 먼저, 문증이라고 해서 문헌적인 검증이 있어야 합니다. 문헌적인 검증이라고 하는 것은 종교가 설립될 때 어떤 배경과 역사의식을 가지고 출발했느냐 이것에 대한 검증을 말합니다. 대부분 사이비 종교들이 그러한 역사 의식이 뚜렷하지 못하고 교주가 도덕적인 결함이 있는 까닭에 처음에 반짝했다가 얼마 있다가 사그라드는 그런 종교가 많이 있습니다. 우리가 잘못되면 그런데 휩쓸려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역사적인 배경, 출발한 동기, 교주의 도덕성이나 윤리적인 이런 면에 철저한 검증이 있어야 합니다.

두 번째, 교리적인 검증이 있어야 합니다. 믿기만 하면 복이 온다, 믿기만 하면 뭔가 이루어진다 하는 이러한 교리를 가진 사람이 많습니다. 사이비 종교들의 종교를 믿으면 병이 낫는다 하는 그것과 같습니다. 그러기 때문에 교리는 보편 타당한 인간고뇌를 구원할 수 있는 영원한 진리성, 시간공간과 민족을 초월한 교리여야 하지 병이나 치료한다든지 행운이 온다하는 이러한 식의 교리체제는 잘못된 교리다 하는 것을 우리는 검증할 필요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현재에 그 종교가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느냐 입니다. 여기에는 기성종교라고 하는 불교도 예외가 될 수 없습니다. 아무리 불교가 훌륭한 역사를 갖고있고, 교리를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오늘날 사람의 현장에서 불교가 전혀 역할을 못한다면 그것도 결함 중에 하나입니다. 그래서 불교가 이 시대에 과연 우리 한국을 향해서도 그렇지만 민중을 향해서 또 세계를 향해서 방향제시가 있어야 되고, 역할이 있어야 된다 그렇게 생각이 됩니다.

종교를 구분하는 방법으로서는 종교성격의 입장에서 구분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우선 잘 아시는 사이비 종교라는 것이 있습니다. 사이비 종교는 형태는 종교적 형태를 가졌지만 속은 아닙니다. 즉, 형태는 같은데 내용이 없습니다. 그 다음에 유사종교가 있습니다. 같을'유', 같을'사'. 내용도 상당히 기성종교와 비슷하고, 외형상도 종교적인 체제에 결함이 없다는 말입니다. 그러나 역사적인 충분한 검증을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시간을 두고 검증을 통해서 많은 사람들로부터 공감을 얻었을 때 종교로 인정을 받는 것입니다. 그리고 신흥종교가 있습니다. 신흥종교는 그러한 검증을 거쳐서 기성종교로 인정을 받은 종교이지만 역사가 오래되지 못했다 하는 차원에서 신흥종교라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고등종교가 있습니다. 고등종교는 세계를 대표할 수 있는 종교들, 동양의 불교라든지 서양의 기독교나 이슬람종교 이런 것이 고등종교에 속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종교 성격 구분에서 말고 일반적인 차원에서 종교를 관찰하는 방법이 있는데, 일반적 의미에서 종교를 볼 때에는 인간을 위한 종교를 볼 수 있습니다. 바로 유교와 같은 종교를 말합니다. 그리고 서민을 위한 종교, 대중을 위한 종교가 있습니다. 이런 것은 종교를 처음에 하기 위해 한 것보다는 민간봉기, 민중을 위한다는 것에서 출발해서 거기서 지도자가 나와서 종교화 한 그런 청교도와 같은 것을 예를 들어 얘기할 수 있겠습니다. 또, 힘이 있는 종교가 있습니다. 힘이 있는 종교는 바로 신흥종교가 되겠습니다. 종교를 출발시킨 교주가 살아있기 때문에 교주의 힘은 그대로 법입니다. 그러기 때문에 응집력이 강하고, 교주의 말에 따라서 교인들이 그대로 모여들고 받들게 되고 그러다 보니 힘이 생깁니다. 다음으로는 세계 인류를 위한 종교 즉 불교라든지 기독교가 여기에 속합니다. 이러한 종교적인 안목이 역사적인 안목을 가지고 바라볼 수 있는 그러한 어떤 상식이랄까 이런 것이 절대 필요하다고 생각하면서 불교에 대한 서양의 학자들의 생각과, 불교가 앞으로 세계적인 사상계에서 그리고 종교계에서 어떤 영향을 발휘할 수 있겠느냐에 대해서 생각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토인비가 일찍이 '21세기에는 지구촌 시대가 될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 지구촌 시대가 될 때에는 다양한 지식과 사상이 나올텐데 그것을 통달하는 정신이 필요한데 그러한 정신은 서양보다는 동양에서 찾아야 한다. 동양의 도교라든지 불교에서 찾아야 하는데 불교 쪽에서 세계를 통달할 수 있는 정신을 찾아야 하지 않나 이런 말을 이미 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우리가 대량생산, 대량소비 이러다 보니 대단한 부작용이 발생하고 그로 인해 환경문제, 자원고갈문제, 오염문제, 생태계 파괴문제 등이 대두되는데 여기에 불교적인 사상에서 방향제시를 해 줘야 한다는 학자들이 많습니다. 또, 특히 과학자들은 자기 전공분야에서는 대단한 기술과 뛰어난 전문성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인간으로 돌아 올 때에는 나약하기 짝이 없습니다. 이미 하나님이라는 절대 신이 있어서 인간을 좌지우지하고 하는 그러한 사상은 먹혀 들어가지 않는다는 겁니다. 그래서 서양의 기존 사상이 붕괴된 이후에 그것을 대처할 사상이 없다보니 많은 과학자들이 술을 먹고, 담배를 피고 마약을 하고 심지어 마약 중독자도 많은 것입니다. 이것이 미국의 과학자들의 현실인데 다행이 불교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불교에는 나에게도 불성이 있고 절대적인 가치, 생명체가 있다는 사상이 있습니다. 우리가 얼마든지 내 노력을 통해서 발견할 수 있다 하는 반가운 불교 사상을 접함으로 해서 참회, 염불, 명상, 좌선 등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서 자기에게 있는 중요한 생명체를 발견해야 되겠다 하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고 합니다. 좌선은 한시간 하면 한 만큼 자기에 대한 생명체에 가까이 가는 것입니다. 실질적으로 체험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니 과학자들은 처음에는 믿지 않았던 것이 점점 피부로 와 닿으므로 '야, 이것이 나에 대해서 새로운 가치이구나.' 이렇게 생각해서 명상을 통해 새로운 삶의 가치를 찾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불교는 세계적인 흐름 속에서 볼 때에는 현대가 다양해지고 복잡해지고 이러한 시대에 어떤 정신적 통일을 가져왔고, 또 어떤 절제와 윤리적인 것을 강조하는 이런 삶의 가치로써 어떤 국가와 민족을 초월해서 새로운 21세기, 세계화 시대의 이념으로 사상으로 정리되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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