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 100년 100만 등)
이법산 스님 / 서울 정각원장

동국대학교는 1906년 5월 8일 이 땅에 태어났다. 2006년 5월 8일이면 건학 100주년이다. 아마 한국 대학사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8월 12일 건학 100년을 1,000일을 앞두고 건학의 주체인 조계종과 전 동국인 2,000여 대중이 중앙 교정의 불상 앞에서 1,000개의 등불을 밝히며 동국 100년의 원만한 마무리와 새로운 동국 100년을 건설하겠다는 큰 서원을 다짐했다.

오늘날 동국은 양적인 면에서는 전국 대학 가운데 10위권 이내로 평가할 수 있으나, 질적인 면에서는 상대적으로 너무 낙후되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양적인 가치도 전혀 무시할 수는 없겠지만 질적 효용성이 약하다면 오히려 양적 값어치마저 저하시켜 버릴 수 있다.

동국대는 한국 불교의 얼굴이며 자존심이다. 동국대의 위상이 떨어지게 되면 동국의 교직원과 학생들만이 아니라 한국 불교의 위상도 추락하게 된다. 그러므로 동국대는 거듭 발전해야 한다. 전 불교도와 동문과 동국에 몸담고 있는 모든 구성원이 일심단결하여 동국을 발전시켜야 한다. 동국대학은 한국의 민족전통문화를 계승하고 발전시켜야 할 민족사학이다. 한국의 5,000여 년의 유구한 역사 속에서 가장 찬란했던 신라의 문화는 그 모태가 불교였다.

불교는 신앙을 통한 명상 속에서 무한한 마음의 창의력으로 항상 새로운 응용과 효용성을 주는 생활문화를 창조해 왔다. 고려와 조선을 거쳐오는 동안 불교적 정신문화가 창안한 전통문화예술은 전 세계 어디로 가도 독창성과 효용성에 찬사를 받는다. 동국은 이러한 문화예술의 전통을 계승한 민족의 자존의 긍지를 갖는 상아탑이다.

전 불교인과 동국인은 이러한 민족전통의 전승을 현재 내가 존재하는 바로 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여 동국발전을 위하여 전력을 기우려야 한다. 현 위치에서 동국의 위상을 업그레이드하지 못하면 우리 자신의 면모는 더욱 퇴타(頹惰)하고 말 것이다.

불교의 창시자 석가모니 부처님께서는 이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성자 중의 성자라고 한다. 불교는 생로병사(生老病死)의 대 사회적인 네 가지 괴로움의 명제를 해결하여 인간의 자유와 평화를 실현하는 정토사회의 구현이 그 목적이다. 항상 미래 지향적인 향상을 위해 어제보다 오늘이, 오늘보다 내일이 더 나은 질적 효용성을 추구하는 희망을 갖는 것이 불자의 평상심이다.

학문을 연마하고 수행을 하는 그 자체가 인간이 받는 생로병사의 고통에서 자유로워지기 위함이다. 생(生)은 교육적 의미에서 질 높은 삶을 구사하는 것이요, 노(老)는 늙어 가는 서러움에서 벗어나자는 것이요, 병(病)은 아픔의 고통에서 자유로운 삶을 영위하자는 것이요, 사(死)는 죽음의 공포에서 벗어나자는 것이다.

인간이 모든 과학을 연구하자는 것은 결국 인간의 행복을 추구하는 욕구에서 오는 것이다. 동국의 교육은 어느 대학보다도 이러한 관점에서 연구하고 교육하여야 한다. 동국의 교육이 인간의 삶의 현실을 가장 잘 인식하고 가장 인간의 질적 효용성의 만족도를 가져올 수 있는 연구와 교육을 한다면, 동국대학의 미래는 한국의 최우수대학뿐만이 아니라 세계 속의 가장 우수한 대학으로 발돋움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책임과 의무는 현재 동국에 몸담고 있는 교직원과 학생이 일차적 책임이 있고, 대학의 설립자인 조계종단의 구성원과 전국의 불교도가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할 의무가 있다.

동국 100년을 향한 100만 등 달기 운동은 이러한 의미에서 적극적인 동참으로 반드시 성사시켜야 한다. 등(燈)은 반야(般若)의 지혜를 상징하며 중생의 마음에 어리석고 어두운 번뇌망상을 밝혀 주는 의미가 있다. 마음이 지혜로워 밝으면 공부도 잘되고 연구도 잘 된다.

100만 등 달기의 1,000일 기도는 이미 시작되었다. 동국인의 종교는 동국의 발전을 기원하는 것이다. 설사 다른 불교 외의 다른 종교를 가진 사람도 동국의 위상이 올라가며 똑같이 신분이 향상되어 찬탄과 부러움을 사게 될 것이다.

당장 우리의 발등에 떨어진 불덩어리처럼 조속히 해결해야할 과제는 의과대학과 한의과대학 부속 불교종합병원의 개원이다. 전 불교도와 전 동국인의 의지로 총력을 기우려 반드시 병원은 개원되어야 한다. 불자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괴로운 몸과 마음의 병을 의탁할 수 있는 안식처, 새로운 생명을 살려 낼 수 있는 희망을 갖을 수 있는 동국인의 병원이 하루 속히 개원되기 위해서는 동국인과 모든 불자가 화주(化主)가 되고 시주자가 되어 100만 등 불사를 성취하여 동국의 위상 불자의 체면을 살려야 한다.

먼지도 쌓이면 산이 된다. 하나가 곧 여럿이니 하나가 없이는 어떤 업적도 이루어질 수 없다. 개개인의 불자와 개개인이 동국인의 마음의 등불 지혜의 광명을 일으키면 한 등이 열등이 되고 100 등이 1.000 등이 되고 나아가 10만 등, 100만 등이 동국의 미래를 빛나게 할 것이다.

동국의 큰 광명은 마치 하늘의 달이 천 개의 江에 비추어 천 개의 달이 되듯이 세계 인류의 미래를 밝게 비추는 태양이 될 것이다. 우리 모두 동국의 100만 등 달기에 기쁜 마음으로 함께 동참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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