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와르 불교와 문화
안미라 / 대한불교 조계종 교육원

네팔은 세계 유일의 힌두왕국으로 전인구의 90%에 육박하는 사람들이 힌두교도이다. 이러한 표면상의 수치는 네팔 지역의 불교 문화에 대한 정보를 빈약하게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여하간 이러한 것들은 외피에 지나지 않을 뿐, 네팔은 룸비니가 자리한 불교 발생지이다. 그리고 기념비적인 불교 사원들이 곳곳에 산재하며, 아직도 자신들을 불교도들이라고 칭하는 이들이 있을 정도로 불교의 맥은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네팔 지역 일대에서 신봉되는 불교를 흔히 네와르 불교(Newar Buddhism)라고 한다. 네와르라는 말은 본래  카투만두 계곡의 원주민들을 일컫는 용어로, 네와르족들은 서력 기원 전후를 즈음부터 네팔 지역에서 도시 문화를 형성하여 오늘날까지 이어오고 있는 이들로서 지금도 네팔 인구의 절반 이상을 구성하고 있다. 그러나 근대 이후, 네와르는 특정한 종족을 의미하는 용어 이상의 의미를 지니게 되었다. 네와르인들이 비록 농경 문화를 기반으로 출발했던 것은 분명하나, 티베트과 인도를 연결하는 라사로드(road of Lha Sa)가 형성되었던 것만큼 주변국과 활발한 무역을 하던 이들이었다. 따라서 경제 활동에 따른 민족들의 이주가 늘어나고, 19세기 중엽에는 '인도 벵갈 원주민 폭동'이 일어났을 때 상당수의 인도인들도 유입되는 과정을 겪었다. 그 결과 네와르는 더 이상 민족을 지칭하는 용어가 아니라 네팔 지방, 즉 카투만두 지역 일대에 다양한 민족들에 의해  복잡다양한 형태로 형성된 문화를 치징하는 문화적 개념으로 바뀌어 사용되게 되었다. 따라서 네와르 불교라고 하면 단지 특정 지역 원주민의 불교가 아니라 '복잡 다양한 문화가 녹아 어울어진 불교'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할 것이다.

네와르 불교의 특징을 한마디로 말하자면 힌두교와 불교가 조화를 이룬 모습이라고 말한다. 네팔 지역 곳곳에 힌두 사원과 불교 사원들이 혼재하여 나타나며, 불상이나 보살상을 안치한 불교 사원 입구에 가네샤(Ganesha)나 마하칼로(Mahakalo)와 같은 힌두 신상들이 버티고 서있다. 자칭 불교도라고 하는 이들도 불상 앞에서 예식을 올리는가 하면 동시에 힌두 의례를 거행하기도 한다. 따라서 네와르인들 대다수가 힌두교도인이면서 불교도인 셈이다. 이는 네와르 불교가 탄트라적 성격이 짙은 인도 후기 대승불교 요소가 강해서일 수도 있을 것이다. 수 백 년을 이어 한 지역에서 공동체 생활을 하며 스스로를 불교 승려로 여기는 불교도들은 있으나 상좌부 불교나 초 중기 대승불교에서 보이는 상가의 전통은 없으며,  대개가 주로 여러 의식과 예식 등을 주관한다. 그리고 그들이 중시하는 의식과 예식에 불교적인 요소와 힌두교적인 요소가 섞여 있다. 이를 두고 학자들 간에는 네와르 불교가 불교의 비정통적 독특성을 지니고 있다고 보는가 하면, 네와르 불교에서 강하게 풍기는 힌두교적 요소는 인도 후기 불교의 전형적 특징이기에 독특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보기도 한다.

네와르 불교를 어떤 기준에 따라 독특한 불교로 보든, 아니면 후기 불교의 전형으로 보든간에, 네와르 불교의 독특함을 찾아 볼 수 있는 문화가 몇 가지 있다. 그 중 하나가 꾸마리(Kumari) 숭배이다. 그들의 말에 의하면 꾸마리는 딸레주 바와니(Taleju Bhawani, 왕실 수호신)의 화현이고 딸레주 바와니는 두르가(Durga)여신의 화신이다. 또한 빠르바띠(Parvati)의 화현으로 카투만두를 지켜주는 수호신이기도 하다. 이러한 꾸마리는 젖을 뗀 여자 아이 중에 엄격한 기준에 의거한 32상를 만족시키는 이가 선발되어 초경이 있을 때까지 신으로 모셔지며, 힌두교도들과 불교도들로부터 숭배된다. 여기서 흥미로운 것은 꾸마리의 자격 조건과 간택 과정에서 치르는 의식이다. 꾸마리의 자격은 반드시 사캬족이며 불교도 집안의 여자 아이어야 한다. 꾸마리뿌자(Kumari-puja: 꾸마리여신에 대한 공양)의 기원을 따지자면, 풍요와 다복을 기원하던 인도의 여신 숭배 사상과 밀접하며 이는 곧 힌두교의 여신 숭배인데, 선발은 반드시 불교도 집안의 여자 아이로 제한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예비 꾸마리가 진정한 여신으로 모셔지기 위해 치러야 하는 의식 중에 하나는 딸레주 사원 마당에 108마리의 소와 염소의 목에서 피를 받아 뿌리고 희생물을 진열하여, 그 주위를 돌게 하는 의식이다. 이때  예비 꾸마리가 놀라거나 두려워하며 제대로 순회하지 못한다면 여신의 자격을 얻을 수 없게 된다.

또 하나는 동일한 신에 대한 이중적 신앙 형태이다. 네팔에서 모셔지는 신 가운데  마첸드라(Macchendra)신이 있는데 불상의 모습과 흡사하다. 대개는 삼층 탑 형태의 사당에 모셔져 있다가 매 년 4월 경, 몬순이 시작될 무렵 사당에서 바깥으로 옮겨진다. 그리고 수레 위에 치장된 이동용 사당에 모셔져서 마을을 한 바퀴 돈다. 그때 모든 네와르 불교도들과 힌두교도들이 나와서 경배를 올린다. 이 의식은 농사의 풍년을 기원하는 축제 중에 하나로 그 의식과정은 언제나 네와르 불교 사제에 의해 이루어진다고 한다. 그러나 이 동일한 신을 대하는 불교도인과 힌두교도인들의 입장이 다르다. 다시 말해, 불교도인들은 마첸드라 신을 천수관음보살로 여기는가 하면 힌두교도인들은 쉬바신으로 여긴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 아래의 인터넷 사이트에 들어가면 보다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http://www.aasianst.org/absts/1998abst/sasia/s68.htm

http://www.nagarjunainstitute.com/scholarly_resources.htm  

http://philtar.ucsm.ac.uk/trans-cultural/buddhism/asia/nepal.html)

위의 두 번째 사이트에서 "네와르 불교의 부흥"(On the Revivial of Newar Buddhism: One Scholar's Reflections)이라는 논문을 실은 타드 루이스(Todd T. Lewis)교수는 20년 이상 히말라야 지방의 종교와 문화에 관해 연구해 왔으며 카투만두 지역의 불교, 특히 네와르 불교에 관한 연구에 천착해온 교수이기도 하다. 그는 네팔 지방어를 습득하고 그지역 주민들의 생활에 참여하는 현장 임지 연구 방식으로 오랜 기간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학자로서 그의 글은 특히 읽어볼 만하다고 생각된다.

또한 아래의 사이트에서는 네팔 불교에 대한 각종 이미지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http://kaladarshan.arts.ohio-state.edu/Nepal/nepal.html

http://www.tibetart.com

http://www.himalayanart.org

http://www.asianart.com

첫 번째 사이트는 이미 본 코너에서 한번 소개된 바 있는 헌팅턴의 사이트 중의 일부 페이지이기도 하다. 두 번째 사이트는 티베트 관련 예술품과 북인도 간다라 지방 유물까지 아우르며 네팔 지역 예술품에 대한 정보도 볼 만하다. 무엇보다도 이 사이트의 장점은 이미지 파일들을 크게 확대할 수 있도록 해, 예술품이나 유물들의 세세한 부분까지 관찰을 용이하게 해주고 있다는 점이다. 세 번째 사이트는 아시아 예술품 전체에 대한 소식과 감상이 가능하다. 이 사이트에서는 예술품 이외에도 읽을 만한 뉴스들을 제공한다. 도둑맞은 네팔 예술과 건축에 관한 글이라든가, '카투만두 지역 보존 프로그램'(KVPT: Kathmandu Valley Preservation Trust)에 대해서 보다 자세하게 알 수 있다.

앞에서도 언급했거니와 네팔은 의식과 예식이 풍부한 나라이다. 그것은 곧 지역인들에게 서로 어우러져 공동체로서의 공감대를 확인하고 신 앞에서 숭고함을 느끼고 즐거움을 만끽하는 축제의 풍성함이기도 하다. 이러한 네팔의 축제는 축제의 기원이 그러하듯 종교적이며, 그 종교적인 특성은 다양한 종교적 요소들이 수용되어 조화를 이룬 모습으로 나타난다.  특히 셰르파의 마니림두(Mani Rimdu) 같은 것은 불교 춤으로 시작되는 불교 축제이기도 한데, 아래의 두 사이트들에서 마니림두(Mani Rimdu)를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http://www.tengboche.com

http://www.cookreport.com/manu_rimdu.s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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