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차상) 축원문
탄성 스님 / 선학과 3학년

양지(陽地)만을 찾아 다녔습니다.

밝은 곳만 찾았고 깨끗하고

마른 자리만 골라 앉았습니다.

다른 사람의 잘린 아픔보다

내 손에 박힌 가시의 아픔을 먼저 생각했고

언제나 내가 우선(于先)이었습니다.

안락(安樂)과 포옹(抱擁) 편안함과 이익을 쫓아가며

가난하고 병든 이웃을 미처 생각지 못했습니다.

마음 깊숙이 참회(懺悔)합니다.

이러한 나 임에도 불구하고 나무와 바람

새들과 풀들이 나를 살리고 있고

그들의 따뜻한 얼굴과 마음 온기가 나의 힘을

북돋우고 있으며 무수한 많은 생명들이

자기 자리를 지키며 나를 품어주고 있습니다.

죽어가고 있는 모든 것을 돌보는 일 내가 하겠습니다.

고통과 아픔 속에 마를 새 없는 그들의 눈물을 닦아주겠습니다.

소리 없이 외치는 병든 생명들의

아우성 소리에 귀를 열어 놓겠습니다.

외로움과 고독, 허무와 무기력에 젖어있는

그들의 마음에 푸르른 이파리 돋아

여린 새살을 만드는 일은

바로 저의 일입니다.

--앞으로 불교 호스피스에 몸을 담고자 하는 이의 간절한 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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