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빠사나
수행의 실제 김재성 / 불교대학
선학과 강사
위빠사나
수행에서 일차적인 관찰의 대상
위빠사나
수행은 지금 이 순간에 자신의 몸과 마음에서
일어나고 있는 모든 현상을 있는 그대로
관찰하는 수행법이다. 몸과 마음에서 일어나고
있는 많은 현상 가운데에서 어느 현상을
일차적인 대상으로 하느냐에 따라 수행의
방법이 달라진다. 미얀마의 마하시 수행법은
배의 움직임이 일차적인 관찰대상이며,
고엔카 수행법에서는 코끝 또는 인중부위의
호흡이 닿는 곳의 느낌을 일차적인 대상으로
관찰하고 난 후 몸에서 일어나는 느낌을
부위별로 관찰한다. 이 글에서는 마하시
수행법을 중심으로 소개한다.
팔리경전
가운데 위빠사나 수행의 소의경전으로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는 『대념처경』(長部,
22경)에 의하면 신수심법(身受心法)을
관찰의 대상으로 한다. 이 가운데에서
일차적인 관찰 또는 마음챙김의 대상은
자신의 육체와 그 동작, 즉 몸에 대한
마음챙김[身念處]이 위빠사나 수행자들의
수행의 첫 걸음이 된다.
일차적인
대상인 배의 움직임(좌선)과 다리의 움직임(행선)을
거듭 관찰하면서 육체에서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제반 현상들에 마음을 챙기면서
그 육체적인 현상에 수반되어 생겨나는
느낌을 알아가면서 수행은 자연스럽게
네 가지 대상(몸, 느낌, 마음, 법) 전체로
확산되어 가게 된다.
몸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마음챙김의 일차적인
대상으로 하는 이유는, 육체에서 일어나는
현상이 마음에서 일어나는 현상보다 거칠어서
알아차리기가 쉽고, 변화도 더디기 때문에
마음집중[禪定] 수행의 기초가 없는 위빠사나
수행자가 마음을 집중하는 데 비교적 쉽기
때문이다. 따라서 몸에서 일어나는 현상이
일차적인 관찰 혹은 마음챙김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수행의
시작
몸에
대한 관찰에서 마음챙김의 일차적인 대상과
보고의 내용을 알아본다. 마하시 위빠사나
수행에서는 수행자들이 자신의 수행에서
경험한 내용을 1-2일에 한 번씩 주기적으로
수행지도자에게 보고하여 수행상태를 점검받는다.
실제로 수행하는 이들이 부딪히는 문제는
수행의 대상을 잘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와
제대로 자신의 경험으로 보고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보고할 때는 일상 언어를
사용하며, 비유를 삼가고 자신의 경험을
간단하고 명료하게 설명한다.
좌선
앉는
자세는 반가부좌나 결가부좌 어느 쪽도
좋다. 여러 가지 앉는 방법을 시도해 보아
가장 편하게 오래 앉아 있을 수 있는 자세를
스스로 찾아 익힌다. 주의해야 할 점은
허리를 바르게 펴 주는 것이다. 좌선을
처음 하거나 오랜만에 하는 이들은 누구나
다리와 등에서 통증을 느낀다. 앉는 자세가
익숙해질 때까지는 다리의 통증은 참아낸다.
아니면 적당히 포기하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 익숙해질 때까지는 자세를 바꾸어도
통증은 생기기 때문이다.
호흡은
자연스럽게 한다. 단전호흡 등의 인위적인
호흡은 위빠사나 수행과 관계가 없을 뿐만
아니라, 인위적인 호흡은 수행에 방해가
된다.
관찰의
순서와 보고 내용
1.
자연스러운 들숨과 날숨에 동반되는 복부(배)의
움직임에 마음을 둔다.
2.
들숨에 따라 복부가 불러오면, '일어남'
하고 마음속으로 알아차린다.
3.
날숨에 따라 복부가 꺼지면, '사라짐'
하고 마음속으로 알아차린다.
4.
복부의 일어남과 사라짐에 수반되어 생겨나는
복부의 감각들을 주의 깊게 살핀다.
5.
어떠한 감각들이 있었는가 기록해 두었다가
두드러진 현상들을 간단, 명료하게 보고한다.
6.
복부의 일어남 사라짐에 마음을 챙기고
알아차리는 도중에 자연스럽게 어떤 생각이나
몸의 느낌들이 생겨나면, 그 순간 파악한다.
파악한 후 어떠한 변화가 있었는가를 보고한다.
행선[걷기
수행]
너무
빨리 걷거나 너무 느리게 걷지 말고 천천히
조금 느린 속도로 걷는다. 적당한 거리(10-20미터)를
왕복한다. 마음챙김의 순서는 처음에 걸으려고
하는 의도에서 시작하여 주요 동작들에
마음을 챙긴다. 걷기 수행은 기본적으로
3단계로 나뉜다.
1.
단계의 알아차림 : 좌선에서 행선으로
바꿀 때, 처음의 5-10분 정도는 굳어 있는
다리를 풀어 주기 위해서 보통의 걸음으로
걸으며, '왼발', '오른발' 또는 '놓음',
'놓음' 하며 각 걸음을 알아차린다.
2.
단계의 알아차림 : 걷는 속도를 느리게
하고, 움직이는 다리의 걷는 동작의 각
단계를 '듦', '놓음'하고 알아차린다.
3.
단계의 알아차림 : 보다 느린 동작으로
걸으면서 걷는 동작을 '듦' '나아감',
'놓음'이라는 3단계로 나누어 알아차린다.
이처럼
걸으면서 알아차려야 하는 현상은 발바닥에서
무릎 아랫부분의 다리의 감각들이다.
걷는
동작에 수반되어 일어나는 제반 감각들을
면밀하게 관찰하여 어느 순간에 어떤 감각들이
생겨나고 사라지는가를 알아차려 보고한다.
걷기
수행 도중에 자연스럽게 어떤 생각이 생겨나면,
그 순간 파악한다. 파악한 후 어떠한 변화가
있었는가를 보고한다.
기본적인
좌선과 행선의 방법을 소개해 보았다.
실제 수행을 하려고 하는 분들은 이 글을
읽고 지도받을 수 있는 곳에서 기본적인
수행법을 지도받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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