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불교 포교의 방향
이태경 / 자연과학대학 컴퓨터학과 교수

1. 디지털 불교 세상

컴퓨터가 등장한 지 50여 년이 지난 지금 사회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변화되어 왔으며 앞으로도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변화되어 갈 것이다. 이 모든 것은 컴퓨터와 통신의 발달로 인하여 이루어졌으며 그리하여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를 정보화 사회라고 부른다.

컴퓨터와 통신기술이 결합하여 실현된 정보화 사회는 디지털이라는 개념을 기본으로 하여 전 세계의 정보가 하나로 연결되고, 시공을 초월하여 모든 사람들이 정보를 공유하고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 되고 있다. 특히, 인터넷기술이 발달하고 누구나 널리 사용하게 됨에 따라 원격대화, 전자우편, 정보검색을 하며 수시로 정보를 수집하여 활용하게 되었다. 오늘날 인터넷은 더이상 전문가만의 독점물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에게도 일상생활에서 필수 불가결한 생활의 도구로 자리잡았으며, 종교활동에도 이용할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

이는 불교교리 강좌운영, 불교관련 자료 정보검색, 불교서적 전자화, 인터넷 포교활동 및 신행활동과 같은 불교활동에 이용할 수 있음을 뜻하며 이것이야말로 디지털 불교세상으로 가는 첫걸음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와 같은 활동은 종단 산하 여러 기관이나 단체에서 수행되고 있으며 각 종단에서 설립한 대학에서도 디지털 불교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많은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다.

현재 국내의 인터넷 사용자 수는 대략 2500만명 정도로 추산하고 있으며 이는 2000년의 1600만명에 비하면 폭발적으로 증가하였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추세는 WWW(World Wide Web)의 등장으로 이루어졌으며, 멀티미디어 정보를 손쉽게 제공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데이터베이스 정보활용을 가능하게 하여 사용자들로 하여금 부담없이 컴퓨터에 접근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여기서 인터넷 사용자의 분포가 초기에는 전문가들에만 국한되었던 것이 20, 30대로 확대되었고 현재에는 10대의 청소년 사용자가 제일 많다는 것에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청소년들은 미래의 주인공들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미래를 이끌어갈 주인공들이 앞으로 믿을 불교를 그냥 부모님이 믿으니깐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이게끔 강요하기 보다는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를 디지털화된 세상에서 쉽고 편리한 방법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줄 때 미래의 불교포교가 확대 재생산될 것이다.

2. 인터넷의 불교현황

통계청의 종교인구조사(2000년)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15세 이상 인구의 3590만명 가운데 불교인구가 943만여명(26.3%)으로 가장 많았다. 이 통계자료는 자신의 의사에 따라 종교를 선택하는 판단력이 가능한 15세 이상의 국민을 대상으로 하여 실시한 것으로 한국사회의 실질적인 종교인구를 조사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것이다. 이것은 바로 인터넷을 사용하는 세대와 맥을 같이하는 중요한 통계자료로 생각된다. 불교 신행활동을 시작하거나 왕성한 활동을 할 세대가 인터넷 세상에 접해 있음을 눈여겨봐야 할 것이다.

현재 인터넷상에서 이루어지는 대부분의 종교활동은 각 종교의 기관, 단체, 개인에 의해서 만들어진 사이트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사이트의 홈페이지에 구성된 내용을 살펴보면 서로 비슷한 형태의 하위 카테고리를 갖고 있으며, 내용적인 측면만 다른 편이다. 그러나 현재 국내에서 운영되고 있는 인기 검색엔진에 등록된 사이트 수는 불교사이트가 기독교사이트보다 8, 9분의 1정도 밖에 미치고 못하고 있다. 이러한 검색결과는 무엇보다도 인터넷 사용에 대한 불교인들의 적극성이 약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며, 아직까지 인터넷의 힘에 대한 인식부족에 기인하였다고 볼 수 있다.

참고적으로 국내의 검색엔진에 의한 인터넷 사이트 현황을 <표>로서 제시하였다(2003년 2월 1일 자료). 이 자료를 살펴보면 2, 3년 전 보다는 상당히 많은 사이트가 검색되었으며, 또한 각 사이트의 내용도 많이 보강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자료에는 불교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사이트들도 포함되어 있음을 확인하였다.

3. 효과적인 사이버 불교 포교의 방향

근본적으로 사이버 상에서 이루어지는 불교는 인터넷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인터넷은 상호 쌍방향성과 시공의 초월성 및 익명성을 기본적인 특성으로 갖고 있다. 그러나, 사이버 상에서의 불교는 인터넷 상에서의 단순한 정보검색 정도에 그쳤던 불교활동보다 더욱 상호간의 공통성을 강조하고 있다. 즉, 공동의 관심사가 발생되면 이것을 이해하고 유지하고 더욱더 발전된 커뮤니케이션의 도구로 이용하는 것이다.

사이버 상에서 효과적인 불교포교를 위한 방향에 대하여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로 불교의 디지털화에 힘써야 한다. 우리 불자들은 디지털 세상에 살면서 디지털 매체들 특히 컴퓨터가 생활화되어 있다. 컴퓨터를 이용한 인터넷 검색, 인터넷 방송보기, 전자출판 등과 같은 디지털 불교세상을 만드는 일에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둘째로는 현재 운영되고 있는 사이트들이 수와 내용의 전문성 면에서 태부족한 상태이다. 우선 지금보다도 더 많은 사이트를 개발하여 운영하여야 한다. 또한, 전문성을 살린 컨텐츠를 개발하여 흥미로운 내용 검색과 이해가 다양화될 수 있도록 해야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종단, 기관, 단체나 개인들이 각자 종교활동을 원하는 대상자에 맞도록 불교관련 내용을 개발하고 지속적인 유지보수를 병행해야 할 것이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불교 유명 사이트는 불교에 대한 교리나 이해를 위한 내용구성이 이루어져 있기보다는 종단이나 사찰에 관한 정보만을 제공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므로 사찰에 관한 영상자료를 포함하여 불교교리나 수행법에 대한 문자자료 및 동영상자료 서비스를 풍부히 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며 프로그램 개발을 위한 전문인력을 양성할 필요가 있다.

셋째로는 각 사이트마다 커뮤니티에 대한 설정과 사이트 이용자들이 오프라인으로도 공동체 의식을 갖도록 주선해 주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이용자를 일정한 장소와 시간에 만날 수 있는 장을 만들어 주면 좋을 것이다. 특히, 사이트 이용자에 대한 의식조사를 통하여 항상 사이트의 내용구성을 수시로 업데이트 및 업그레이드 할 수 있어야 한다. 인터넷 사용자의 속성이 조금이라도 불편하면 사이트 접근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4. 맺음

시공을 초월한 컴퓨터와 통신기술의 발달로 인해 디지털 정보를 이용하여 정보화 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있어서 정보는 참으로 중요한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위치에 있다. 불교적 세계관으로 바라볼 때 정보화 사회는 연기법과 관련되며 일심사상과도 연관이 된다.

이런 불교사상을 바탕으로 하여 사이버 상에서 디지털 불교세상을 만들고 불교사이트 구축과 컨텐츠 개발 및 커뮤니티를 형성한 불교활동은 단순한 정보검색과 정보전달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며, 사이버 상에서 이루어지는 불교의 포교활동도 왕성하게 되며 정체성도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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