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인천강지곡
이임수/ 인문과학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제 1장>

외외(巍巍) 석가불(釋迦佛) 무량무변(無量無邊) 공덕을 겁겁(劫劫)에 어느 다       리.

(높고 높은 석가모니 부처님, 한량없는 공덕을 오랜 세월에도 어찌 다 사뢰리?)

 

<제 2장>  

世尊ㅅ일       리니 萬里ㅅ外 일이시나 눈에 보논가 너기     쇼셔.

世尊ㅅ말       리니 千載ㅅ上 말이시나 귀예 듣논가 너기     쇼셔.  

(석가세존의 일을 사뢰려니 만리 밖 인도의 일이나 눈에 보는 듯 여기소서.

 석가세존의 말씀을 사뢰려니 천년 전 말씀이나 귀에 듣는 듯 여기소서.)

 

조선 세종 25년(1443년) 훈민정음이 창제됨에 따라 비로소 우리말로 지어진 한글문학이 탄생한다. 이 때 한글을 시험한 문학으로 창작된 작품이 <용비어천가>와 <월인천강지곡(月印千江之曲)>이다. <용비어천가>는 조선왕조의 정당성을 노래한 국가적인 악장이요 서사시(敍事詩)였으나, <월인천강지곡>은 수양대군이 지은 「석보상절(釋譜詳節)」을 보고 세종이 직접 읊은 장편 불교서사시이다. 물론 이보다 앞서 한문으로 된 <석가여래행적기(釋迦如來行蹟記)>와 <석가보(釋迦譜)> 등이 토대가 되었음도 사실이다.

<월인천강지곡>은 세종 29년에서 31년(1447-1449) 사이에 상, 중, 하(上, 中, 下) 3권으로 간행된 것으로 보이는데, 상권에만 194장의 노래가 전하며「석보상절」속에 끼인 葉(엽)으로 보아 580여 장으로 추정된다. 부처님의 공덕이 마치 ‘즈믄(천) 강에 달빛이 비치듯 넓게 두루 퍼지기를 기원하는’ <월인천강지곡>은 세종대왕이 직접 석가모니의 일대기를 노래함으로써 부처님의 공덕을 찬양하고 있다. 위의 1장과 2장은 서장(序章)에 해당되고 그 이하는 부처님의 전생에서부터 열반에 이르기까지의 일대기를 전후대구(前後對句)로 읊은 장편 서사시(敍事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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