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과거가
없는 사람이 있을까? 과연 사람은 과거를
없애고 과거로부터 자유로와질수 있는
것일까?살다보면 많은 사람들에게 드러내고
자랑하고 싶은 과거와 지우고 싶은 과거가
있다. 사랑을 했던 사람도 사랑을 했던
순간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행복감에
젖었었지만 사랑을 잃은 순간부터는 그
사랑이 인생에 있어서 지우고 싶을만큼
끔찍한 과거로 여겨지게 된다. 좋은 과거만
남기고 나쁜 과거는 지우며 살아갈 수
있다면 좋으련만 사람은 불행하게도 좋은
과거든 나쁜 과거든 자신이 한 행위, 자신이
생각했던 모든 것이 하나도 지워지지 않는다.
즉 교도소에서 지냈던 과거가 호적에 오르지
않더라도 그 업은 세세생생에 남게 되는
것이다.
인도의
철학자 크리슈나무르티는 과거는 숨겨져
있는 동굴과 같은 것이라도 했다. 그리고
감추려고 하기보다는 그대로의 사실을
왜곡됨이 없이 관찰하고 지각하여 그로부터
해방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과거로부터 해방될 수 있는 길이란 과연
무엇일까?과거의 일을 살펴보면 대개가
욕심, 질투, 폭력, 노여움, 거짓말, 증오
등 등의 감정에 의해 저질러진 일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어떨 때는 지독하게
사랑하기 때문에, 혹은 습관적으로 한
행동도 있다. 이것들을 시간이 흐르면
다 해결된다는 식으로 은폐하려는 사람도
있다. 은폐로 인해 없어지는 것이라면
아마 이 세상은 벌써 악의 소굴이 되고
말았을 것이다.
시간이
자신의 모든 과거를 제거해 주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하여야 한다. 오히려 시간이
가면 갈수록 이러한 행동에 의한 결과들은
또다른 방향과 시간안에서 다시 되살아나게
되어 있다. 그러므로 시간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보다는 나쁜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나쁜일이 생기게 된 원인을 관찰,
분석하고 그 원인이 다시 나타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반면에
좋은 일에 관한 것도 마찬가지다. 좋은
일이 일어나게 된 원인을 관찰하여 더욱
좋은 일이 일어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가 무엇을 생각하고 있다는
것은 기억이라고 하는 반응 때문이다.
컴퓨터의 기능처럼 사람도 입력된 것이
있을 때 출력되어 나오는 것이다. 좋은
업이 많이 기억되어 있는 뇌는 좋은 행동을
자꾸 지시하게 되어있다. 따라서 좋은
지식, 경험, 조건들을 스스로 입력시키는
노력이 나쁜 행동을 저지시키게 하며 결국
지우고 싶을 정도로 싫은 과거를 만들지
않게 한다.
참된 것을
기억하고, 아니 꼭 기억하지 않더라도
내 업에 참된 업이 자꾸 쌓이다 보면 훗날
어느 세대에 다시 태어나더라도 참된 업으로
인한 행동이 나타나게 된다. 이를 불교에서는
인과응보라고 하기도 하며 인과법이라고도
말하고 있다.
부처님은
억겁의 과거생에 좋은 인연이 많았던 결과
부처의 몸으로 태어나게 되었다고 하셨다.
그 한 예를 살펴보겠다.
옛날에
설산(雪山)이라는 곳에 커다란 대밭이
있었다. 그 밭에는 온갖 종류의 많은 새들이
살고 있었는데 어느날 대숲 가운데서 일어난
불이 마침 불어닥친 바람을 만나 더욱
큰 불이 되었다.
그때 환희수라고
불리우던 앵무새 한 마리가 이 큰 불을
목격하게 되었다. 갑자기 불어닥친 바람으로
큰 불이 일어 많은 짐승들이 죽어가는
것을 보고 앵무새는 불쌍한 생각이 들었다.
곧바로 물가에서 날개에 물을 적셔 온
힘을 다해 불 위에 뿌리고 있었다. 그때
이 모습을 지켜보던 제석천왕이 물었다.
“이 대밭이
얼마나 넓고 큰 데 너의 그 조그만한 날개로
물을 뿌린들 큰 불을 잡을 수 있을 것
같으냐?”그러자 앵무새는 이렇게 말했다.
“내 목숨이
다하도록 끄지 못한다면 다시 이 내 몸을
받아서라도 끄고야 말겠습니다.”제석천왕은
앵무새의 마음이 가상하게 여겨져 큰 비가
내리도록 하였다. 큰 비가 쏟아지자 불은
삽시간에 꺼졌고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
앵무새가
부처님의 전신이었다. 부처님은 수많은
전생에 부처가 될 덕을 확보해 오셨던
것이다. 축생의 몸이었든, 인간의 몸이었든
간에 윤회를 거듭하는 동안 선업을 많이
쌓으셨다. 그 결과 부처님은 윤회고를
벗어나게 된 것이다. 즉 부처님은 오랫동안
좋은 과거를 일구어 오셨다는 것이며,
그 과거가 덕을 확보하는 시간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결과 과거로부터
완전히 해방되어 자유인이 되신 것이 아니겠는가.
내가 보고
느끼는 대로 사물이 존재하는 것이다.
꽃, 구름, 집, 남편, 자식들, 책, 이웃에
대한 모든 것들은 내가 어떻게 느끼고
있느냐에 따라 존재된다. 예쁜 꽃도 아름답게
느끼지 못하면 추한 존재가 되는 것이며,
인생의 동반자인 남편도 든든하다고 생각하지
않으면 귀찮은 존재로 여겨지게 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좋은 일을 해서 좋은 인생을
가꾸겠다고 마음을 먹으면 세세생생 좋은
인연을 받게 되며 그렇지 않으면 인생사에
시달리며 구차한 삶을 살게 되는 것이다.
좋은 인연을 가꾸는 과정이 바로 덕을
확보하는 과정이며, 그러한 과거가 결국은
갈등과 번뇌가 없는 인생을 제공한다는
것을 명심한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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