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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에 부응하는 미국 불교

이경희 / 충북대 철학과 강사

 


아무리 고상하고 높은 진리라고 할지라도, 듣는 사람이 여하한 이유로 듣기를 원치 않거나 이해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진리로서의 제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진리는 언제나 변하지 않고 동일한 것으로서 남아 있다. 다만 그것을 이해하고 전달하는 방식은 시대에 따라 변하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 특히 요즘 같은 정보화 시대다, 인터넷 시대다, 시청각 시대다 하는 때에는 더욱 그 변화의 추세가 따라 잡을 수 없을 정도로 휘황찬란하다. 이런 상황은 다만 추세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곳에서 살아 가고 있는 사람들의 마음가짐도 변화시킨다.

귀중한 정보를 찾았다는 기쁨으로 남의 나라 말을 해석하는 데에 들인 시간이 아깝지 않았다는 생각을 갖는 것은 이미 지난 일이 되었다. 지금은 아무리 좋은 정보라도 그것을 포장하고 있는 모양새가 지루하지 않는 가운데 강한 어필을 하지 못한다면 죽은 정보에 불과한 시대이다.

인터넷 상에서 그 양상은 두드러지게 드러난다. 이전의 텍스트 위주의 인터넷과는 달리 “월드 와이드 웹” 상에서 모든 정보는 시각화를 요구한다. 또한 그 시각화는 구체적이면서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고 동시에 깔끔하기까지 해야 한다. 더 나아가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최소한의 노력만을 요구해야 한다. 귀찮으면 어느 누구도 거들떠 보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사정은 불교와 같은 종교 사이트도 예외가 없다. 동일한 내용을 담고 있는 불교 사이트라도, 단 한번의 조작으로 펼쳐지는 동화상(動妓像)을 텔레비전 시청하듯 보는 사이트와 이리 저리 마우스를 옮기면서 갖은 노력을 다해 정보를 얻어야 하는 사이트가 있다면 그 선택은 불을 보듯 자명하다 하겠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라는 말이 있듯이, 새로운 시대, 새로운 땅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게 적당한 방법을 채택해야 할 것이다.

이런 요구에 부응하는 미국의 불교 사이트가 있어서 여기에 소개하고자 한다.

이 사이트의 명칭은 RamaLila.com Recalling Rama’s Teachings이며, 주소는 http://www.ramalila.com이다.

이 홈 페이지는 명칭에서 보듯이 자신들의 스승인 라마 프레드릭 렌즈(Frederick P. Lenz)의 가르침을 기리고자 만들어졌다.

그들은 자신들의 스승의 가르침을 특별히 “미국 불교”(American Buddhism)라고 말한다.

그들이 말하는 미국 불교란 복잡한 것이 아니다. 그들에게 있어서 불교는 단순히 숭배해야만 하는 대상이 아니라, 매일 매일 명상 속에서 깨달음을 얻는 데에 길을 밝혀주는 길과 같은 의미다.

그래서 이들은 스승의 가르침에 따라 자신들이 맡고 있는 분야를 접목시켜 명상하는 법을 터득하였다. 음악을 명상에 도움을 주는 형식으로 이용하는 것은 이미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명상 음악이라는 장르가 있다는 것은 이미 우리도 알고 있다. 그렇지만 이 단체의 음악에 대한 식견은 자못 흥미롭기도 하다. 이들은 음악을 나와 대도시라는 둘 사이의 완충지대로 이해하고 있다. 이러한 의도에 합당하다면 장르는 중요치 않을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이들은 명상과는 거리가 먼 듯한 락(Rock) 등도 끌어 들이고 있다.

이 사이트에 찾아가면 볼 수 있는 것 중 재미난 것은 플래쉬(Flash)라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한 명상 기법을 시각적으로 소개하고 있다는 점이다. 단지 플래쉬에 의해 상영되는 영상을 일견하는 것으로도 마치 내가 푸른 하늘로 올라가 있거나 내 몸 주위에 황금테에 둘러 싸여 있는 깊은 삼매에 빠진 것 같은 착각이 든다.

한편, http://www.modernbuddhism.com/로 들어가면, 실용성을 추구하는 미국 불교의 홈 페이지답게 얀트라(Yantra)를 이용해 간단하게 명상에 들 수 있도록 도와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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