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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성(七星) 기도

이법산 스님 / 불교대학 교수

 


칠성(七星)기도는 하늘에 있는 북두칠성(北斗七星)의 칠성(七星)을 말한다. 북극성(北極星)을 중심으로 일곱 개의 별이 자루 있는 바가지 모양으로 북쪽 하늘에서 빛나는 별이다.   

원시 사회부터 칠성별을 보고 자손의 수명 장수와 복덕 구족을 기원하는 민간 신앙의 형태로 이어져 왔으며, 한국 불교에서의 칠성·산인·용왕·조왕 등의 신앙도 이 땅의 풍속 습관에 섭합하고 이를 신앙하고 형태를 포용하여 자연적으로 불교 본연 자아 완성의 깨달음으로 승화시키는 교화 방법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석문의범』의 칠성청(七星請)의 의례에 보면 거불(擧佛)에 불(佛)·보살(菩薩)·성군(星君)으로 귀의의 대상을 들고 있다.

 

나무금륜보계치성광여래불

(南無金輪寶界熾盛光如來佛)

나무좌우보처일광월광양대보살

(南無左右補處日光月光兩大菩薩)

나무북두대성칠원성군(南無北斗大聖七元星君)

 

금륜(金輪)은 금강(金剛)의 법륜(法輪)이란 뜻으로 청정무구한 진리의 세계를 의미한다. 즉, 우주 법계의 변할 수 없는 부처님의 치성한 광명세계에 귀의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좌측의 일광(日光)보살은 따뜻하고 밝은 빛으로 어두운 재앙을 소멸하게 하며, 우측의 월광(月光)보살은 그윽하고 고요한 안온의 빛으로 어두운 재앙을 녹여 없애주신다. 또, 칠성은 일곱 세계의 일곱 부처님을 상징한다.

첫째, 가장 수승한 세계(最勝世界)의 운의통증여래불(運意通證如來佛)

둘째, 미묘한 보배세계(妙寶世界)의 광음자재여래불(光音自在如來佛)

셋째, 원만한 세계(圓滿世界)의 금색성취여래불(金色成就如來佛)

넷째, 걱정 없는 세계(無憂世界)의 최승길상여래불(最勝吉祥如來佛)

다섯째, 맑고 깨끗한 세계(淨住世界)의 광달지변여래불(廣達智辯如來佛)

여섯째, 진리의 뜻 세계(法意世界)의 법해유희여래불(法海遊戱如來佛)

일곱째, 유리로 된 세계(琉璃世界)의 약사유리광여래불(藥師琉璃光如來佛)

이와 같이 칠성을 칠세계(七世界), 칠불(七佛)에 배대한 것은 그 명칭으로 보아 현상세계가 곧 마음의 세계이며, 그 근본 자성은 깨달음의 무한묘용을 가진 가장 수승한 부처님의 공능을 실현하는데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예식문의 유치(由致)에 치성광여래와 북두칠성존은 지혜와 신통이 불가사의하여 모든 일체중생의 마음을 다 알고 능히 여러 가지 방편력으로 저 여러 생명들의 한량없는 괴로움을 소멸하여 주시며, 천상에서 밝은 빛을 항상 비추며 인간에게 수명과 복덕을 응수하여 주신다고 하였다.

북두제1의 탐랑성군(貪狼星君)은 자손의 복덕을 원만하게 하시고, 북두제2의 거문성군(巨文星君)은 장애의 어려움을 멀리 떠나게 하시고, 북두제3의 녹존성군(祿存星君)은 업장을 소멸하게 하시고, 북두제4의 문곡성군(文曲星君)은 구하는 것을 다 얻게 하시고, 북두제5의 염정성군(廉貞星君)은 백가지 장애를 다 없애주시고, 북두제6의 무곡성군(武曲星君)은 복덕을 구족하게 하시고, 북두제7의 파군성군(破軍星君)은 수명을 길게 하여 주신다. 그리고 이 칠원성군이 사방에 있으므로 28수(宿)이라고 한다.

이상에서 볼 때 칠성은 곧 천상의 우주법계를 상징하며, 칠성을 섬기는 신앙은 곧 우주법계 자연의 현상을 청정하게 잘 받들어 모심으로써 인간은 물론 모든 생명이 깨끗한 자연 환경 속에서 일체 재앙의 고통이 없이 복덕을 원만히 갖추어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므로 칠성기도를 단순히 미신적인 것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천상 허공의 무한한 능력을 인간이 유지하도록 하는 의지라고 확신할 때 마음의 본래 자성을 깨달아 부처님의 근본사상에 부합하는 가장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신앙으로 승화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전통 불교 신앙에서 칠성기도는 민속신앙의 포용적 불교화라는 점에서 큰 법당 다음으로 많은 민간 신도가 의지하는 신앙 형태다.

아직도 산중의 많은 절에서 칠성계, 혹은 칠성회라는 신행단체가 있다. 자손은 미래세계의 주인이며, 생명의 영원한 보존과 발전이라는 점에서 칠성예문에 나타난 자손의 복덕과 수명의 기원은 대단히 중요시 될 수밖에 없다고 본다. 칠성은 부처님의 화현신(化現身)으로 보는 의미이기 때문에 칠성기도를 칠성불공이라고도 하며, 역시 『천수경』을 먼저 독송하고 칠성예문의 공양문을 독송하고, 정근은 「칠원성군」을 염송한다. 칠원성군 칠원성군 칠원성군… 일념으로 마음의 근본이 되는 칠불과 현행적 복덕을 구족할 수 있는 칠원성군을 참구하는 것이다. 특히, 「칠성주(七星呪)」는 많이 외우면 영험이 있다고 하여 간절히 이것을 외우며 신앙 생활을 하는 사람도 있다.

음력 7월 7일이 칠석(七夕)날이다. 이 날은 한국 고유의 민족 명절이라고 할 수 있다. 칠석날 절에서는 칠성불공을 올리는 것이 사찰의 전통신앙으로 되어 왔다. 보통 음력 7월 초하루부터 칠성기도를 많이 드리고 있고, 칠성기도와 산신과 조왕 등의 기도는 관음·지장 등의 기도와는 달리 기도하는 기간이나 준비과정에서 평소보다 몸과 마음을 더욱 청결히 하고, 음식도 깨끗한 채식으로 정갈하게 먹고 모든 말과 몸가짐은 삼가히 하면서 오직 기도에 열중하면 그 정성에 기도의 영험, 즉 그 성취도가 매우 빠르다는 옛 어른들의 주의 말씀을 들었다.

칠성각(七星閣)의 주련에 있는 게송을 보면 칠성님의 모습을 마음에 더욱 간절히 새겨 볼 수 있다.

영통하고 광대한 밝은 지혜의 거울

(靈通廣大慧鑑明)

공중에 머무시며 두루 비추네(住在空中映無方)

푸른 하늘에 나열하여 곳곳마다 내리시어

(羅列碧天臨刹土)

하늘이나 인간세상 수명 더욱 늘여 주시네

(周天人世壽算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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