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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고 싶었습니다

"이충기 교수님"

편집부

 


“비록 재주와 학식이 있으나 계행이 없는 자는 피안(寶所)으로 인도해도 일어나 가지 않는 것과 같고, 비록 부지런히 행함이 있으나 지혜가 없는 자는 동쪽으로 가고자 하나 (결국) 서쪽으로 향해 가는 것과 같나니라. 지혜 있는 사람의 행하는 바는 쌀을 삶아 밥을 만들고, 지혜가 없는 사람의 행하는 바는 모래를 삶아 밥을 만드는 것과 같나니라. 누구나 다 밥을 먹어 주린 창자를 위로할 줄은 알면서도 법을 배워 어리석은 마음을 고칠 줄은 알지 못하나니라. 계행과 지혜를 갖추는 것은 수레의 두 바퀴와 같고, 자기를 이롭게 하고 남을 이롭게 하는 것은 새의 두 날개와 같나니라.”

이상은 無觀스님이 강의하신 『초발심자경문(初發心自警文)』중에서 원효(元曉)스님의 「발심수행장(發心修行章)」에 나오는 말이다. 이와 같이 불교에서는 깨달음이라는 지혜와 그에 따른 실천(戒行)이 균형있게 중요시 되어왔으나, 입으로 말하는 것처럼 그리 쉬운 일만은 아니다.

오늘 그러한 일상 속에서 묵묵히 불교를 실천하는 불자 한 분(관광경영학과 이충기 교수님)을 찾아뵈었다.

누구에게나 무언가 처음 맞이하는 인연은 각별하리라 생각된다. 우선 교수님은 처음 불교와 인연을 맺게 되신 계기를 간략히 말씀하셨다.

“어머님께서 불자이셨습니다. 때문에 어릴 적에 어머님을 따라서 열심히 절을 찾아다니진 못했지만, 마음속에 항상 자리 잡고 있는 것이 불교였습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학교를 동국대학교로 다니게 되었고, 또 인연이 닿아서 지금 여기 교수직을 하게 된 것 같습니다.”

평소에 신행생활은 어떻게 하시는지, 하루에 구체적으로 하시는 일이 있다면 무엇인지도 궁금해졌다.

“특별하게 정해놓고 하는 일은 없지만 매일 학교에 8시 20분쯤에 도착하면 산책도 할 겸해서 ‘정각원’에 들립니다. 특별하게 바쁜 일이 없으면 거의 빠지지 않습니다. 매일 아침에 부처님 뵙고 제 마음을 추스립니다. 그렇게 많은 시간은 아니지만 짧은 시간 속에서 하루의 안정과 평안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인상에 깊게 남아있는 불교와 관련된 관광지나 유적지가 있으신 지 여쭈어 보았다.

“집이 대구인지라 주말에는 ‘앞산’의 공원으로 또는 그 근처에 있는‘은적사’나 ‘안일사’와 같은 절에 아이들과 함께 가보기도 합니다. 가족과 함께 부처님에게 예불을 하고 신심도 수련하게 됩니다. 가서 내마음도 정화시키고자 노력하지요.

또 많이 가보진 않지만 ‘팔만대장경’이라는 가장 풍부한 불전의 원판이 소장되어 있어 따로 설명이 필요 없는 법보사찰인 ‘해인사’도 기억에 남는 불교유적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평일에는 역시 아침에 가는 ‘정각원’이 작은 관광지 역할을 하지요.”

교수님께서 〈관광경영〉이라는 경주의 지역적인 특성과 맞물려 창의적이고 독특한 학과를 담당하시고 계신지라, 학과 학생들의 진로나 전망에 대해서도 언급을 하셨다.

“우리 학생들의 전망은 좋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관광산업으로 수요는 점점 늘어나가고, 3차 산업인 관광은 발전될 수밖에 없으니, 취업도 당연히 잘 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경주는 문화유적지가 많고 관광지로서도 뛰어난 도시입니다. 거기에 동국대 관광경영학과는 아주 적합한 학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2001년 새학기를 맞이하여 신입생이나 재학생들에게 당부 한 말씀 부탁드렸다.

“입학할 때의 뛰어난 기량과 재주를 다 살리지 못하고 졸업하는 학생들도 있어서 조금 안타깝습니다. 너무 쉬운 방법만으로 취업을 생각하기도 하구요.

제일 중요한 것은 놀 땐 놀고, 공부할 땐 공부해야하는 것이죠. 특히 어학을 기본실력으로 컴퓨터도 기본적인 것을 잘 다룰 수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어학이 바탕이 된 학생들은 졸업 시 여러 군데 골라서 취업하는 반면, 이런 저런 실력도 되지 않는 학생들은 졸업 후 진로가 난감한 문제가 되는 것이죠. 부디 매일 정진하는 마음으로 어학 하나 정도는 부지런히 공부해서 자기의 것으로 만들기 바랍니다.”

일상 속에서 많은 시간 할애하는 것은 아니지만 짧은 시간이나마, 아침에 예불하는 것이 언제나 하루를 지탱하는 큰 힘이 된다고 하신 교수님은 당신 자신이 아직은 불심이 약하다면서 겸손해 하셨다.

그리고 어느 종교나 선하게 살자는 진리는 일맥상통하는 것 같다고 하시며, 아직은 여유가 없어 남에게 많은 보시를 못하고 살지만 언젠가는 자비를 베푸는 실천행에 더욱 욕심내고 싶다고 하셨다.

 더 나은 학문발전을 위해 늘 바쁘게 하루를 마감하신다는 이충기교수님께 언제나 변함 없이 아침 예불로 즐겁게 하루를 시작하시길 바라며, 바쁘신 와중에 소중한 시간을 할애해주신 것을 감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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