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의 원인 강건욱/ 불교대학
인도철학과 2년
고통의
반대를 기쁨, 즐거움 또는 행복이라 한다면
우리는 삶을 살아가면서 이 두 가지를
반복적으로 경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일상을 살펴보면 고통과 즐거움으로
가득 차 있음을 알 수 있다. 일반적으로
모든 행위에는 고통이나 즐거움의 결과가
따른다. 그런데 우리가 고통을 이야기
할 때 그 고통은 어느 누가 봐도 고통스러운
것일 수도 있고 반면 개인에게만 국한되는
고통일 수도 있다. 이러한 부분에 있어
고통과 즐거움을 결정짓는 중요한 변수는
마음이라 생각한다.
모든
일은 자기 마음먹기에 달렸고 바로 이러한
마음의 작용에 의해서 결정된다고 생각한다.
가령 좋지 않은 일을 겪게되었을 경우
이것을 자신의 업보라 생각하고 마음을
편하게 갖으려 노력하는 것과 계속하여
우울해 있는 것은 다르다. 계속하여 의기소침해
있을 때 자신이 적극적인 고통의 제공자가
되는 것이다.
자기
삶의 주체는 자기 자신이다. 고통을 느끼는
것도, 고통이라 생각하는 것도 자신이다.
부처님께서는 삼법인을 설하시면서 ‘일체개고’라고
하셨다. 이 세상 모든 것은 고(苦)라는
이야기이다. 미워함, 분노, 두려움, 외로움,
아픔 모두 고통이다. 우리는 이러한 고통을
싫어한다.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인간에게
있어 자연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으려고
한다. 행복과 고통은 동전의 양면과 같은
것임에도 고통만은 인정하지 않으려고
한다.
삶에는
반드시 문제가 일어나게 되어있다. 가장
큰 문제는 죽는 것이다. 이 문제를 그
누구도 피해 갈 수는 없다. 그런데도 여기에
집착하는 것이 바로 인간이며 그것이 바로
고통이라 생각한다. 심각한 고통이란 바로
죽음과 직결한 고통이라 할 수 있다. 질병에
의한 괴로움은 치료 할 수 있다는 관점에서
볼 때 일시적일 수 있지만 죽음은 그렇지
않다.
고통에
대한 태도 또한 중요한 변수이다. 앞서
이야기한 마음가짐과 같은 맥락이다. 고통이
부정적이고 무슨 일이 있어도 피해야만
하는 재앙이라고 보는 시각이 문제이다.
고통을 부자연스런 상태나 비정상적인
것으로 여기고 회피하고 거부하면 행복한
삶은 기대 할 수 없을 것이다.
고통이란
자연스러운 삶의 하나의 현상이다. 이것을
이해하지 못한 것이 바로 고통의 원인이다.
따라서 고통은 모든 것은 변화한다는 그
진리를 이해하지 못한 데서 오는 어떤
결과물이라 생각한다. 이러한 마음 태도에는
의식뿐만 아니라 무의식의 세계도 큰 영향을
준다고 생각한다.
인간은
무의식의 세계로부터 끓어오르는 욕망,
분노, 집착, 자기 중심에 사로잡혀 있다.
자신이 자유롭게 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자신도 의식하고 있지 못하는, 마음의
밑바닥에 있는 무의식에 이리저리 끌려
다니고 있다. 잘 되리라고 생각하는 현재
의식과 좋지 않은 태도의 차이는 바로
생활 태도의 뿌리에 잠재되어 있는 무의식의
문제이다.
우리가
무의식의 세계를 자각하고 그곳에서부터
자신을 변혁하지 않으면 고통이란 문제를
해결할 수가 없다. 왜냐하면 ‘나는 ∼이다’라고
하는 에고(ego)가 무의식에서 작동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나는 괴롭다.
내 인생은 왜 이럴까’ 하고 생각할 때
이것을 바로 무의식에 깊이 뿌리 내리고,
의심 없이 사실로서 믿어 버린다. 고통의
뿌리가 무의식의 작용에도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이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는 사실을 모르고 실체로서 있기를
바라는 집착이 바로 고통의 원인 인 것이다.
그런데
이 세상이 고통이라고 할 때 계속하여
세상이 고통의 바다라고 생각하면 더 괴롭지
않을까. 물론 인생을 고통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오히려 우리의 삶을 더욱 고통스럽게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견에 옳은 면이
없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일반
민중의 삶 속에서는 일정 부분 긍정적이고
자기가 행복하다는 생각이 현실적인 고통을
덜어주는 역할을 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허나
중요한 것은 우리 삶의 실체를 바로 파악하는
것이다. 그래야 삶의 고통과 모순에 대한
근본적이고 실제적인 치유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부처님께서는 삶의 고통에서
벗어나서 행복에 이르는 길로 우선 현실에
대한 냉철한 판단과 깊은 반성을 제시하셨다.
그리고 자신의 고찰의 결과를 고통이라고
말씀하시고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불교에서 말하는 삶에 대한 고통의 시각은
단순한 부정적인 생각이라기보다는 삶의
실상에 대한 솔직한 표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한 현실에 대한 바른
인식과 판단을 통해서 고통과 모순으로부터
근본적으로 벗어나라는 것이다.
우리는
행동을 함에 있어서 항상 그러한 행동의
밑바닥에 맹목적 탐욕은 없는지, 자기
파괴적 성냄은 없는지, 무비판적 어리석음은
없는지 살펴야 할 것이다. 항상 이렇게
살피고 또 행동을 해 나아간다면 그만큼
우리는 고통을 줄여 나가게 되고 점점
행복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종국에는
해탈이나 성불도 가능할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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