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빠사나 수행을 위한 예비적 수행
김재성 / 불교대학 선학과 강사

지난 호(2002년 12월, 76호)에 위빠사나 수행의 기본적인 의미에 대해서 설명했다. 이번 호에서는 실제로 위빠사나 수행의 들어가기에 앞선 예비적인 마음가짐에 대해서 정리해본다. 위빠사나 수행의 주된 자세는 좌선과 행선(걷기 수행)이며, 주로 좌선에 들어가기에 앞서 네 가지 예비적 수행을 한다. 즉 본격적인 수행에 들어가기 전에, 자신의 경직되어 있는 마음을 부드럽고 민첩하게 해주며, 위빠사나 수행에 힘을 불어넣기 위한 네 가지의 예비적인 마음가짐이 필요한 것이다. 예비적인 마음가짐은 수행자의 마음을 보호해주기 때문에 네 가지 보호라고도 한다. 이 예비적인 수행은 위빠사나 수행을 위한 준비일 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실천할 수 있는 수행법으로 응용할 수 있다. 부처님에 대한 존경심과 믿음, 자애의 마음, 부정에 대한 상기, 죽음에 대한 상기가 네 가지 이다. 먼저 부처님의 덕에 대한 마음챙김(佛隨念 Buddhnussati)을 행한다. 구체적으로는 부처님의 9가지 명호에 담긴 덕을 상기하며, 부처님에 대한 존경, 믿음의 마음을 일으키는 것이다. 부처님의 깨달음에 대한 믿음은 불교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부처님의 덕을 상기하면서 삼보를 의지처로 한다는 삼귀의를 한다.

“실로 부처님은 공양 받을만한 분(阿羅漢)이며, 완전히 깨달으신 분(正等覺者)이며, 지혜와 실천을 갖추신 분(明行足)이며, 행복하신 분(善逝)이며, 세간을 아시는 분(世間解)이며, 위없는 조어장부(無上調御丈夫)이며, 천신과 인간의 스승(天人師)이며, 깨달으신 분(佛)이며, 존귀한 분(世尊)이다.”

이처럼 자세하게 부처님의 덕을 생각하고 나서 삼배를 하며, 간절하게 삼보(三寶)에 귀의하는 마음을 일으킨다.

‘붓담 사라남 갓차미’
(부처님을 피난처로 하겠습니다.)

‘담맘 사라남 갓차미’
(가르침을 피난처로 하겠습니다.)

‘상감 사라남 갓차미’
(스님들을 피난처로 하겠습니다.)

그리고 나서 모든 존재들이 행복하기를 간절하게 기원하는 자관(慈觀)을 한다.
‘나를 포함한 모든 존재들이 평온하고 행복하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자관을 마친 후,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토록 애지중지하며 집착하고 있는 자신의 육체의 부정함을 상기하며[不淨想], 육체에 대한 집착심을 다스린다. 신체의 위장, 내장, 담, 피, 고름 등의 부정물을 생각하여 신체에 대한 집착을 다스린다.

부정에 대한 상기를 한 후, 언제 닥쳐올지 모르는 자신의 죽음에 대해 상기하며[死隨觀], 굳은 결의로 수행에 임할 마음을 일으킨다.

‘이 목숨 언제 끊어질지도 모른다. 지금 이 순간이 아니면 수행할 수 있는 시간은 없다. 단 하나의 현상도 놓치지 않고 알아차리리라’

이와 같은 예비적인 수행은 우리가 언제나 실행할 수행법이기도 하다. 특히 이 가운데 자애의 마음은 언제나 유익한 실천법으로 위빠사나 수행과 함께 중요시되는  수행법이다. 수행의 궁극적인 목적은 열반이라는 최상의 행복을 얻는데 있다. 자애의 마음은 모든 존재들이 바로 이 행복을 얻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다.

여기 자애의 마음을 닦는 한 예를 소개한다. 실제로 소리를 내면서 두 번씩 읽으면서 마음 속에서 간절하게 모든 존재들의 행복을 기원한다. 그 기원의 효과는 가장 먼저 자신의 마음의 안정으로 나타날 것이다.

자애의 마음(慈觀, mett bhvan)

<모든 존재들의 행복을 위한 기원>

· 지금 여기에 있는 모든 분들이 항상 평온하고 행복하기를 기원합니다.

· 상가와 재가자들 모두가 항상 평온하고 행복하기를 기원합니다.

· 많은 덕을 갖추신 고귀한 스승들이 항상 평온하고 행복하기를 기원합니다.

· 한량없는 덕을 갖추신 부모님이 항상 평온하고 행복하기를 기원합니다.

· 이 도량에 살고 있는 모든 존재들이 항상 평온하고 행복하기를 기원합니다.

· 이 마을에 살고 있는 모든 존재들이 항상 평온하고 행복하기를 기원합니다.

· 이 지방에 살고 있는 모든 존재들이 항상 평온하고 행복하기를 기원합니다.

· 상가의 모든 스님들이 항상 평온하고 행복하기를 기원합니다.

· 사사(四事)의 모든 시주들이 항상 평온하고 행복하기를 기원합니다.

· 모든 국가의 정부가 항상 평온하고 행복하기를 기원합니다.

· 모든 도둑, 강도, 거짓말쟁이들이 항상 평온하고 행복하기를 기원합니다.

· 이 우주의 모든 존재들이 항상 평온하고 행복하기를 기원합니다.

· 한량없는 우주의 모든 존재들이 항상 평온하고 행복하기를 기원합니다.

· 지옥, 아귀, 축생, 아수라 세계의 모든 존재들이 항상 평온하고 행복하기를 기원합니다.

· 모든 인간, 천상의 천신, 범천들이 항상 평온하고 행복하기를 기원합니다.

· 지옥에서 범천에 이르는 모든 존재들이 항상 평온하고 행복하기를 기원합니다.

<수행 공덕의 회향>

내가 행한 모든 선행에 의해서, 모든 괴로움이 소멸한, 영원한 행복인 열반을 이루기를 기원합니다. 바른 길을 따르고 잘못된 길을 따르지 않기를 기원합니다. 만일 다시 태어나게 되더라도 위난과 고통과 재난과 적, 그리고 모든 악을 만나지 않기를 기원합니다. 내가 지금 발원한, 모든 존재들의 행복을 위한 기원이 성취되기를 간절히 원합니다. 오늘 내가 행한 선행의 공덕이, 우리의 부모와 스승과 친척들과 수호신장과 천신들과 모든 존재들에게 돌아가기를 기원합니다. 이 공덕에 의해 모든 존재들이 기뻐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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