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의
건강법 이도업 스님/불교문화대
불교학과 교수
부산불교연합회
모임에서 서울 유명대 재활의학과에 계시는
분을 모셔서 건강에 관한 얘기를 하는데,
상당히 공감을 가지면서 들은 적 있습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전부 불교에
있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래서 오늘 ‘불교의
건강법’이라는 법제로 이야기 하고자
합니다.
소위
선진국이라는 나라의 사람들이 아주 관심이
많은 것이 사는데 행복하게 되는 거랍니다.
다른 말로 하면 잘 먹고 잘사는 것입니다.
잘 먹고 잘 사는 것이란 실은 마음 편한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이미 괴로움을
멀리하고 마음의 평안을 얻는 것이 삶의
궁극적 목적이라 하셨습니다.
다른
여타의 동물들은 먹고 입고 자는 의식주
문제가 해결되면 그렇게 스트레스를 안
받는데, 인간들은 이 세 가지가 해결되어도
‘더’자가 붙습니다. 더 많이, 더 빨리,
더 좋게라는 것들이 붙기 때문에 만족에
끝이 없습니다. 그래서 인간이 스트레스를
가장 많이 받는 동물이라고 하나봅니다.
그렇지만
일단 선진국 사람들에게 맘 편하게 잘
사는 조건이 뭐냐고 조사를 했더니 네
가지정도로 요약되었습니다. 첫 번째가
돈이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아마 여러분들도
이 세상 사는데 돈이라는 것이 얼마나
편리한 지를 공감하실거에요. 그리고 두
번째는 일, 세 번째는 사랑하는 사람,
그리고 네 번째 조건은 건강이랍니다.
이 행복의 네 가지 조건 중에서 특히 더
중요한 게 뭔지 아시겠습니까? 실제로
일과 건강이 더 중요하답니다.
어쩌면
밥을 먹기 위해서, 월급을 받기 위해서
일하는 사람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진짜 일이 건강에 도움이 되려면 그 일을
좋아서 해야 된다는 것이죠. 일하는 자체에
몰입해서 일할 때 이건 건강에 아주 좋데요.
어쨌거나 늙어서도 심심하지 않는 일이
하나 정도는 있어야 할 것입니다.
요즘
건강에 관한 관심이 대단합니다. 기본적인
의식주 문제가 잘 해결이 안될 때 우선
무엇보다 잘 먹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니까요.
그렇다면 잘 먹는 것, 건강에 나쁜 영향을
끼치는 것에는 무엇이 있겠습니까?
건강의
적 1호는 분노입니다. 여러분들도 ‘성’이
날 때가 있죠. 그런데 왜 ‘성’이 나느냐?
요거 잘 살펴봐야 합니다. 성이 나는데
그 사람의 자존심이 강하면 강할수록 더
잘납니다. 결국엔 무시당할 수도 있는
경우도 발생하는데, 무시 안 받으려면
자존심을 없애면 되는데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금강경}에서 사상(四相)을 버리라
그러거든요. 아상(我想), 인상(人相),
중생상(衆生相), 수명상(壽命相)이라는
본질이 아닌 네 가지를 버리라 하는데
이거 참 어렵습니다.
{금강경}에서
늘 상을 버려라 그래서 자존심을 버리면
분노할 일이 적다고 말합니다. 부처님께서도
불교인들이 참으로 버려야 될 것이 “삼독(三毒)”이라는
세 가지 탐·진·치(貪·瞋·癡)를
이야기하셨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데 건강을 해치는 두 번째가 ‘균’이랍니다.
균에는 유해한 균이외에 유익한 균도 있습니다만,
우리 몸 속에는 참으로 많은 균들이 있어서
편식하고, 골고루 먹지 않으면 유해한
균들이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는 것입니다.
{화엄경}에서는 이렇게 말하죠. 베풀어주는데
어떤 마음으로 베풀어 줘야 하느냐 대중(大衆)이라고
해서 혼자 사는 것이 아니라 같이 사는
것이라는 것입니다. 심지어 수많은 균들과도
우리 몸 안에 같이 사는 것이겠죠. 그래서
밥을 먹으면서도 내 몸 안의 대중님 모두
맛있게 잘 드십쇼. 그리고 나아가 내 가족들,
친구들 모두 같이 잘 먹읍시다라고 생각해
봄도 좋을 듯 싶습니다.
세
번째 건강의 적이 ‘과로’랍니다. 이
과로에는 세 가지가 있다고 합니다.
첫째는
오장육부 과로입니다. 옛날에는 대체적으로
아침 먹고, 점심 먹고, 저녁 먹고 식사를
거르지 않고 정해진 시간에 규칙적으로
잘 먹었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지나치게
오장육부를 과로시키는 경향이 있습니다.
한번 생각해 보세요. 사람은 아침에 일어나면
밤에는 자야하듯이 위나 장도 제시간에
밥을 먹고 쉬는 시간이 있어야 하는데
밥을 거르기도 하고, 술도 마시고, 담배를
피는 등을 몸을 힘들게 합니다. 이러면
안 되는 것입니다. 다 아시죠?
둘째는
사지 과로입니다. 두 팔, 두 다리를 혹사시키는
것은 결국 적당한 휴식도 겸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세
번째 과로는 정신적인 과로입니다. 이것이
현대인들의 과로형태입니다. 인간에게는
상위 욕구와 하위 욕구가 있다고 합니다.
하위 욕구는 배고프면 먹고 싶다는 생각이나,
피곤하면 자고 싶다는 등의 기본적인 욕심이라면
상위 욕구는 뭘 하고 싶다는 욕심을 말합니다.
생명이 있는 모든 중생들과 달리 인간만은
상위 욕구가 있다는 것입니다. 상위욕구는
성취욕이나 창조욕과 같은 것입니다. 무엇을
이루고 싶다는 것이죠. 무언가 새로운
것을 만든다는 것이죠. 이것은 끝이 없는
것입니다. 요즘 같은 무한 경쟁시대에
인간의 욕구는 끝이 없기 때문에 이럴
때일수록 자기 컨트롤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이러한
과로에 뇌를 쉬어주는 방법이 명상음악을
듣는 일이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옛 선사들이
행했던 좌선이나 심호홉을 하는 것도 좋습니다.
그런가
하면 네 번째 건강의 적은 운동부족이랍니다.
우선 운동에는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도구 운동이고, 하나는 신체운동이랍니다.
그런데 골프나 야구나 탁구와 같은 도구
운동은 상대가 있어야하고 도구가 필요하니까
도구운동보다 좋은 것이 신체운동이라고
합니다.
일상에서
팔 다리를 흔들거나 목을 돌리는 등 몸을
흔드는 것도 신체운동이 됩니다. 그리고
심호홉하는 것이 특히 좋다는 것은 아실
겁니다. 선을 오래하신 스님들은 호홉을
길게 한다는 얘길 많이 들으셨을 것입니다.
흉식호홉이 아닌 복식호홉을 하시거든요.
이런 것들은 언제 어디서나 여기서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건강의 적 다섯 번째가 불균형적인 영양섭취입니다.
균형 있는 영양섭취가 건강에 꼭 필요한데,
균형식이라는 것이 우리 선조들의 오곡밥에
나물을 아홉 가지 먹는 정월 대보름식에서
균형식의 보기를 찾을 수 있다고 합니다.
부처님께서는
살아가는데 ‘무소유(無所有)’라는 말씀하셨습니다.
여기에서 무소유라는 것은 아무것도 안
가진 다는 것은 아닙니다. 무소유의 진정한
뜻은 필요한 것만 갖는 것입니다. 그래서
세상을 살아가는데 소유욕을 줄여라. 이것은
또한 잘 살기 위한 것으로 건강의 방법이
되기도 합니다. 무소유의 생활은 우선
적게 먹어라 입니다. 요즘은 멋 내려고
굶는 사람이 있는데 건강을 해쳐서 하는
것은 안됩니다. 과하게 먹는 것을 줄이는
것, 좀더 먹고 싶다고 느낄 때 그만 먹는
것이 보약입니다. 그리고 무소유의 생활방법에
생각을 적게 하는 것도 있습니다.
불교에서
말하는 건강법은 이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는데 제각기 맞는 방법들을 찾아 실천하면서
건강하게 지내시길 바라며, 여러분들 모두
욕심을 조금 줄이고, 식사량도 지나치지
않게 하며, 생각도 단순하게 살면 어떨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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