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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살차니건자소설경 ]


이만/ 불교문화대학 교수

 


중인도 출신의 구나발타라가 번역한『불설보살행방편경계신통변화경(佛說菩薩行方便境界神通變化經)』의 다른 번역본으로서, 원위(元魏)의 보리유지가 번역한 이 경전(10권 12장으로 구성)은 세존인 바가파(婆伽婆 : Bhagavat ; 世尊, 衆祐)께서 어느 때에 울사연성(鬱淞延城)에 계실 적에, 엄치(嚴熾)왕의 동산에 머물면서 문수사리 법왕보살과 방편으로 시현한 외도 대살차니건자(大薩遮尼乾子)를 통해서 말씀한 보살행방편경계분신법문(菩薩行方便境界奮迅法門)이 주된 내용이기 때문에 이것을 『보살경계분신법문경』이라고 하지만, 『대살차니건자수기경(大薩遮尼乾子授記經)』, 『문수사리소설경(文殊師利所說經)』 및 『살차니건자소설경』이라고도 부른다. 또한 법문의 내용에 따라서는 여래심비밀장(如來深秘密藏), 여래구족공덕, 여래심심경계(如來甚深境界) 및 설일승이라고도 일컫는다. 왜냐하면 원래 이 법문이 여래가 소유한 공덕과 일승의 수승함, 그리고 국왕 및 보살의 법행(法行) 등에 대해서 설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경전에서 부처님과 외도 니건자를 통하여 설하여진 보살의 근본 정신을 들어보면, 먼저 문수보살이 대중을 위하여 보살행방편경계분신법문을 요청했을 때에 부처님께서는,

문수사리여, 모든 여래에게는 믿기 어렵고, 알기 어려우며, 깨닫기 어렵고, 인식하기 어려우며, 헤아리기 어렵고, 들어가기 어려운 깊고 비밀한 법들을 어떠한 뜻에서 중생들에게 설하는지 모든 천계의 중생과 인간은 모르느니라.

하시면서 쉽사리 말씀하지 않으려고 하므로, 문수보살이 재차 거기 모인 여러 대중과 더불어 듣고자 하니,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시기를,

문수사리여, 그대는 지금 여래에게 보살이 행하여야 할 심히 깊은 법문을 물었도다. 무슨 까닭인가. 문수사리여, 그대는 모든 법의 실다운 뜻을 보았으며, 현전에서 의혹이 없이, 마침내 지혜 바라밀의 제일 가는 저 언덕의 보살의 위없는 도에 중생들을 들게 하려는 까닭에 이 도를 물었도다. ……

문사사리여, 그대는 지금 자세히 들어라. 내가 그대에게 보살행방편경계분신법문을 말하여 주리라.

하시면서, 거기에 모인 선남자와 선여인들에게 이르시기를, 자성으로 대승의 법문을 믿어서 소승의 좁고 못난 마음을 여의기 위한 까닭에 보리심을 일으키고, 자성으로 대비를 성취하여 모든 맑은 법을 구족하려는 까닭에 보리심을 낼 것 등을 강조한 12종의 발보리심 내용을 소개하고 있다.

이어서 보살 마하살은 이와 같이 수승한 공덕에 머무르고 있으면서 12종의 묘한 보시행이 있어서 크게 이익 되고, 보리에 속히 이르게 된다고 하셨으며, 12종의 지계 바라밀, 13종의 인욕 바라밀, 12종의 정진 바라밀, 12종의 선정 바라밀, 12종의 반야 바라밀과 12종의 방편 바라밀 등을 닦아야 큰 이익을 얻게 되는 것이니, 의당 보살은 이러한 모든 바라밀행을 실천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일승품」에서는 제불 여래가 12종의 묘하고 수승한 공덕이 있어서 모든 불국토를 청정케 한다고 설하고 있는데, 그것은 첫째로 겁탁을 시현하고, 둘째로 시탁(時濁)을 시현하며, 내지 열두 번째로 마구니의 업력의 흐름을 시현하는 등 12종의 흐름을 나타내어 여래는 그 가운데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無上正等正覺]를 성취한다고 설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시현은 중생을 이익 되게 하기 위한 방편으로써 모든 불국토의 중생은 실로 승청정겁 내지 승묘도량의 12종 최상공덕을 성취하고, 부처님은 그 가운데에서 보리를 이룩하며, 이 같은 국토에는 3승의 차별이 없다고 설함으로써 일승의 의미를 시현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부처님께서 이와 같은 3승을 시설하신 것은 하나의 방편으로써 니건자 등의 외도도 예외는 아니라는 것이다. 일테면 외도인 니건자는 사실은 방편으로 시현된 불제자라는 것이다. 그래서 제4 「예엄치왕품(詣嚴熾王品)」에서부터는 대살차니건자가 울사연성에서 엄치왕 등 여러 선덕들과 대화를 통해서 문답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부처님께서 여러 대중들의 분별을 아시고, 니건자가 이 현겁(賢劫)을 지나고 다시 한량없는 겁을 지나면 장차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성취하리니, 불명호는 실혜당왕(實慧幢王)이요, 그 세계의 이름은 선관명칭(善觀名稱)이라고 하며, 모든 선남자들도 저 선관명칭에 태어나서 무상정등정각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수기하셨다. 또한 부처님께서는 문수사리에게 이 법문을 마음으로 받아드려서 유포하면 그 공덕이 크다 하였고, 말세에 이 법문을 듣고 능히 신심을 내거나 구하거나 서사하는 등의 사람들은 과거나 현재나 미래에 부처님을 공양할 줄 아는 사람이 될 것이라고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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