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정각도량 / 6월호 / 통권 56호 / 불기 2544(2000)년 6월 1일 발행

지식인(知識人) / 이법산스님 서울캠퍼스 정각원장

지식인은 어떤 사람일까? 대학은 지식의 전당이라고 하였으니 대학인은 지식인인가? 대학(大學)은 높고 깊고 넓은 지식을 익히고 닦아 지식인이 되는 곳이다. 지식(知識)은 많이 아는 것을 의미하며 많이 아는 지식인은 법(法)답게 사는 사람으로써 겸손과 공경을 갖춘 덕(德)스러운 사람이다.
『장로게(長老偈)』의 제6게집 제373과 374게에 지식인에 대한 게송이 있다.
“그는 많이 알아 법을 보호하는자. 법을 따라 그대로 법다이 행하는자.
이런 사람을 참다운 식자(識者)라 부르나니, 모든 법에 특이한 지혜로운 사람되리.스승님의 말씀 뜻을 알아 깨닫고, 뜻을 알고 깨달아 그대로 행하나니,
그는 실로 마음속에 뜻을 가진 식자, 모든 법에 특이한 지혜로운 사람되리.”
여기서 알 수 있는 지식인은 ①법(法)을 보호하고 ②법다이 행하고 ③스승의 뜻을 알아 깨닫고 ④깨닫은 되로 실천하는 사람을 말한다.

첫째 법을 잘 알아야 된다는 것이다. 사람으로써 법을 모르면 무지한 사람, 무작한 사람, 무식한 사람이라 하여 보고 싶고, 알고 싶고, 함께 하고 싶은 사람이 못된다. 본래 인간으로 태어날 때부터 알고 있는 지식은 없다. 물론 공자께서는「태어나면서부터 안다」는 최상의 지성인도 있다고 말하지만,  과거생(過去生) 부터 배우지 않고 길들여지지 않으면 그렇게 될 수 없다는 것이 부처님의 가르침이다. 모른다고 해서 무시해서도 안되고 스스로 무식자가 되고 싶어도 안 된다. 누구나 배우면 알아지게 되어 있다. 법은 진리이다. 이 진리는 모든 세상에 통하고 모든 생활을 하는 길로써 알면 아는 것만큼 행복해진다. 그러므로 인간은 반드시 교육을 받는 참으로 명석한 방법을 실천하고 있다. 배우지 않으면 알 수 없고 알면 반드시 그 아는 진리(法)을 잘 보호하여 잊지 않도록 해야한다. 배워서 아는 것을 잘 보호하면 그 아는 법은 마음의 무진 보배가 된다.

둘째 배워서 아는 법을 잘 보호하며 잊지 않고 유용성 있게 활용하기 위해서는 법의 방법을 잘 실행해야 한다. 실행하지 못하면 아는 지식은 하나의 망상으로 머리만 복잡하게 해 줄 뿐 아무런 소용이 없는 것이다. 실행은 어디론가 유익한 곳으로 안내되어가며 새로운 세계를 발견하게 해 준다.

셋째 법의 가르침대로 실행하여 가노라면 반드시 스승의 가르친바 의미를 깨닫게 되고, 스스로의 새로운 세계를 발견하게 된다. 깨달음은 창의력을 발휘하여 창조의 세계를 열어가기 때문에 항상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는 묘약이다. 깨달음이 없다면 침체로 퇴폐되어 썩거나 허상에 허둥거리게 된다. 그러므로 법의 실천에 의한 진리의 깨달음은 곧 성자의 길이요, 누구나 실천하면 가능할 수 있는 것이기에 신념과 용기만 있으면 반드시 성취될 수 있는 것이 법의 깨달음이다.

넷째로 깨달음의 진리를 그대로 실천하는 사람이다. 이를 지혜로운 사람이라고 한다. 깨달은 법을 활용하여 누구에게나 베풀어주고 가르쳐주고 인도하여 무명(無明)의 어리석음에서 벗어나 지혜의 밝은 삶을 살도록 이끌어 주는 것이다. 지혜로운 사람은 자기만의 욕망과 집착에 매여있는 사람이 아니다. 누구나 더불어 해도 조금도 어색하거나 싫어하는 생각이 나지 않고 자타간에 불편함이 없는 마음을 갖도록 한다. 지혜로운 사람은 상대방의 근기를 잘 알기 때문에 다시 말하면 남의 형편을 잘 이해하기 때문에 때와 장소와 상대에 따라서 적절한 직감적 감각으로 자기 생각을 운용하여 마음과 행동을 하기 때문에 언제나 남에게 도움을 주고 기쁨을 함께 하게 된다. 즉 지식인은 지혜인이 되는 길이며, 법을 알고 보호하고 이를 실천하여 깨달으면 지혜로운 사람이 되어 모두와 더불어 기쁨을 주고 즐거움을 함께 할 수 있는 무가보(無價寶)인 최상의 인격자가 되어 인류의 참된 법이 되는 것이다.

배움은 대학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이 세상 어디에나 배움의 대상인 스승은 삶 속에서 항상 함께 하고 있다. 맑고 높은 하늘을 보고, 구름끼고 캄캄한 밤하늘을 보고 자연의 모습과 이웃들의 표정과 삶의 현실을 자세히 참구해 보라. 모두 우리 각자의 마음에 직감적 감각으로 느껴지는 무언가가 있을 것이다.

법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들 각자의 마음에 법이 있다. 소중한 마음을 깨끗이 보존하여 마치 맑고 밝은 거울이 사물을 대함과 동시 모든 비쳐지는 동향과 모습을 각색없이 자연 그대로 비추듯이 나의 마음이 그처럼 맑고 밝을 때 내 모양을 보는 이나 나의 말을 듣고 더불어 하는 사람은 누구나 자기의 심성을 밝게 깨우쳐 허물을 멀리하고 모두가 성스러운 때묻지 않은 본 모습대로의 밝은 삶을 아름답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부처님께서는 『제법집요경(諸法集要經)』에서 말씀하셨다.
“지혜는 날카로운 칼과 같아서 탐애(貪愛)의 뒤엉킴을 끊는다. 그리하여 생사의 결박과 과실(過失)의 온갖 집결에서 벗어나게 해 준다.”

지혜로운 사람은 과다한 욕심을 부리지 않고, 몽매한 사람에 눈멀지 않는다. 스스로의 한계를 잘 알아 자신의 행동을 올바르게 하기 때문에 남으로부터 따돌림도 미움도 질시도 받지 않고 누구나 더불어 반겨주고 즐겨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잘못된 허물은 어리석음에서 오며 반드시 괴로움의 과보를 동반하게 됨으로 마음을 밝게 가져 물질적 유혹이나 잘못된 습관에서 벗어날 수 있어야 참된 지식인이라 할 수 있으며, 창의력을 발휘하여 창조적 삶을 사는 지혜인이 되어 누구나 반겨주는 선지식(善知識)인 참 사람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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