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 제 : Ich schenke euch
mein Leben
- 쪾지은이 : 아야 케마(Ayya Khema)
- 쪾옮긴이 : 신동욱
- 쪾판 형 : 신국판 변형
/ 260쪽
- 쪾가 격 : 7,500원
- 쪾펴낸곳 : 장승
지은이 인 독일계 푸른 눈의 유태인비구니
아야 케마는 남방불교 최초의 서양 비구니로서
서양 불교사의 산증인이다. 58세라는 늦은
나이에 정식으로 계를 받고 출가하여 스리랑카에
‘비구니의 섬’이라는 사원을 건립하였으며,
뮌헨 근교에 ‘부처님의 집’을 짓고 수많은
제자들을 길러냈다. 그녀는 또한 쉽고
아름다운 문체의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하다. 아직 국내에 소개된 적은 없지만
아야 케마의 『아무도 아닌 사람이 되어,
아무 곳에도 존재하지 않는 삶(Being Nobody,
Going Nowhere)』은 영어로 된 불교서적
중에서 최고의 베스트셀러로 꼽히며 『연꽃이
필 때(Opening the Lotus)』는 현대 여성을
위한 불교입문서로 손꼽히는 책이다. 이
외에도 『쇠독수리가 날아오를 때(When
the Iron Eagle Flies)』 『나는 누구인가(Who
is My Self)』 『하나의 섬이 되어(Being
an Island)』 등이 있다.
알가우에 그녀의
마지막 소망이었던 독일 최초의 비구,
비구니를 위한 숲속 사원 ‘멧타 비하라’를
세우고 1997년에 입적하였다.
이 책은 아야 케마라는 남방 최초의
서양 비구니 스님의 자서전적 일대기이다.
그러나 비구니 스님이 쓴 책이기 이전에
한 여성의 긴 여로가 담긴 여행서이며
한 편의 역동적인 드라마다. 남다른 그녀의
인생 역정 또한 책 읽는 재미를 더해주지만
특히 평범하고 안정된 환경에 만족하지
않고 자신의 내면을 향해 끊임없이 도전을
감행했던 그녀의 삶의 자세야말로 진리의
문을 찾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 감동과
위안을 주고도 남음이 있다.
아야 케마는
독일 태생의 유태인으로서, 부유한 가정에서
행복한 어린 시절을 보낸다. 하지만 그러한
행복도 잠시, 히틀러의 등장으로 그녀는
어린 나이에 가정과 조국을 등지고 영국으로
가는 마지막 호송선에 몸을 싣는다. 그
후 가족과 재회하여 몇 년간 중국에서
거주하게 되는데 거기서 다시 일본의 중국침략을
경험했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시작에
지나지 않았다. 결혼 후 미국에서 몇년간
안정된 생활을 하던 그녀는 생활이 안정될수록
정신세계에 대한 갈증이 점점 더해감을
느끼게 된다. 그런 그녀를 이해하지 못했던
전남편과 결국 헤어지고 모험심이 강한
게르트와 재혼, 세계 각국을 떠돌기 시작하는데
영국, 중국, 미국, 멕시코, 호주, 파키스탄,
인도, 스리랑카 그리고 다시 독일로 이어지는
그녀의 인생 행로는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때로는 영화보다
더 극적인 것이 우리의 삶일 수도 있다.
마치 여러 생에 겪을 것을 한 생에
모아 놓은 것처럼 전쟁 고아, 빈민가의
처녀, 은행원, 평범한 주부, 여행가, 목장
주인 등 다양한 삶을 경험한 그녀는 후에
인도에서 명상의 대가들을 만나면서 40대에
본격적으로 영적인 삶에 몰입하게 된다.
55세라는 늦은 나이에 출가를 결심하기까지
유난히 굴곡이 심했던 그녀의 삶은 어쩌면
자신의 내면을 향해 가기 위한 하나의
완벽한 과정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녀는
그러한 자신의 삶을 통해 무언가에 의해
‘살아지는 삶’에서 자신의 삶에 있어
온전한 주인이 되어 ‘살아가는 삶’으로
스스로를 변화시킬 수 있었던 것이다.
어린 아들 제프리와 긴 여행길에 올랐던
그녀는 아들이 말에서 떨어져 사고를 당했을
때 다음과 같은 생각을 한다.
제프리와 아이린(그녀의
큰딸)을 사랑하지만 나와는 결국 떨어질
수 밖에 없는 존재라는 생각이 처음으로
들었다. 결코 그들에게서 사랑을 떼어
놓는다는 말이 아니다. 오히려 정반대이다.
나는 오히려 두려움 없이, 가슴 속 깊은
곳으로부터, 요구나 조건 없이 무조건적인
사랑을 쏟아 부을 수 있었다. 그 애들이
내가 원하는 방식대로 사는지, 나에 대해서
고마움을 느끼는지, 내 뜻에 잘 따라 주는지,
나와 감정이 통하는지, 또는 이 세상에
있는지 없는지, 그런 것에 상관 없이 나는
그 얘들을 사랑할 수 있었다.…(중략)
“내 아이들이야 무척 사랑하지만 한편
아이들의 죽음과 맞설 수도 있어”라고
말하기까지 무척 긴 시간이 걸렸다. 이렇게
놓아 버리지 못한다면 순수한 사랑은 절대
경험할 수 없는 법이다. 그런 공포를 없애기는
쉽지 않았지만 어느날 제프리가 플리카(말
이름) 위에서 떨어졌을 때 결국 나는 그
공포를 이겨낼 수 있었다.
그녀는 자신의
삶은 모든 것을 ‘놓아버리는’ 하나의
커다란 과정이었다고 말한다. 자신이 사랑하는
것들에 집착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진정으로 사랑하기 때문에 ‘놓아버릴’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잠깐 내가 왜 비구니가 되기로
했는지를 얘기해야 되겠다. 나는 당시
55살이었고, 세계 각지를 다 돌아보았다.
아이도 낳았고, 손자까지 보았다. 결혼도
해 봤고, 돈을 모아도 봤었다. 아주 가난하게
살아도 봤고, 부자로도 살아봤다. 농장과
셰틀랜드 조랑말도 키웠다.…(중략)
이제 세상에서
내가 해 볼 일이 또 무엇이 있을까? 세상은
결코 내게 내적인 평화와 행복을 가져다
주지 못했다. 세상의 일이란 언제나 영원하지
않았다. 이제 내가 찾아가야 할 곳은 ‘나의
내면’ 밖에 없었다. 이제는 세상과 작별할
때였다.
내가 ‘세상과 작별한다’라고 하는
것은 세상에 살되 세상에 이끌려가지 않고
세상을 관찰하는 사람이 되어 전혀 다른
존재로 살아간다는 의미이다.……관찰자는
자기가 살피는 주변의 사람들에게 자비심을
가지되 그들의 감정이나 운명에 집착하지
말아야 한다.
아야 케마는
자신의 일방적인 삶을 통해 ‘그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방법’ 또한 깨닫게
된다. 이 점은 바로 이 책을 읽는 매력이다.
일상에 묻혀 살다보면 어떤 이유에서건
그 속에서 헤어나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갑자기 무인도에 가서 살거나
이 지구를 떠나는 상상을 하다가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는 것이 보통의 우리들의
삶이다. 이 속에서 새로운 차원의 정신적인
도약을 한다는 것은, 더구나 물질적으로
치성한 서구 사회에서 동양의 정신 사상에
귀의하게 되었다는 것은 그 과정이 참으로
궁금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그녀의
이야기에 지어낸 ‘신비의 체험’ 따위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 그녀는 단지 한
인간으로서 어떤 방식으로 자신의 삶을
이끌어 왔으며, 눈앞에 닥쳐온 문제들을
어떤 방식으로 헤쳐왔는지 담담하게 이야기할
뿐이다. 그러면서 그녀의 삶은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구도와 명상으로 이어져 있다.
비구니가 된다는 것은 나의 발달단계로서는
아주 당연한 귀결이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내 인생은 그렇게 과정을 밟아 왔다. 나는
그동안의 경험을 통해서 개인적인 공포
내 삶에 대한 공포라든지, 인류 전체를
위한 공포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었다.
나는 아마존의 밀림 속에서건, 훈자 지방의
희박한 공간에서건 나 자신을 추스릴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냥 순리에 맡기면
헤쳐나가지 못할 일이란 없는 법이다.
‘서양인들은
명상에는 적합한 체질이 아니다.’라는
동양의 몇몇 선사들의 의견은 명백히 잘못된
것이라고 아야 케마는 단호히 말한다.
아야 케마는 순수히 자신의 내면적 의정의
경로를 따라 출가하여 수많은 불제자를
배출한 서양 비구니의 산 역사라는 점에서
이 자서전은 그 의의가 더욱 크다고 할
수 있다.
자신의 삶에 새로운 탈출구가 필요하다고
느끼는 이들에게, 또 진리의 문에 들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그녀의 도전적이고
모험적인 삶의 이야기는 그 값어치를 십분
발휘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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