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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고 싶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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귓볼 시리는 아침에 입학식을 알리는 범종을 타종한 지가 몇 일 되지 않은 것 같은데, 어느새 날씨는 포근해져 학생들이 웃통을 벗어 던지고 대운동장에서 축구한다고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벚꽃 개화시기를 알리느라 방송에서는 연일 부산을 떤다. 이 모든 것이 법신불의 묘용일까? 교직원들 가운데 부처님의 가르침을 몸소 실천하는 모임인 보현회 회장인 문서정보 서비스팀장이 근무하는 도서관 2층 귀퉁이에 가리개를 쳐 놓은 居士님의 집무처를 방문했다. 대출대에는 학생들이 대출을 받으려고 줄을 지어 서 있는 등 매우 바쁘게 보여서 아주 짧은 시간 동안 居士님과 대화를 나누었다. 기자 : 居士님 안녕하십니까? 바쁘신 중에 시간을 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딱딱한 질문인 줄 알지만 居士님에 대한 소개를 해야 하므로 묻지 않을 수 없군요. 居士님은 어떠한 인연으로 불교에 귀의하게 되었는지 간단히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류종기보현회회장: 저는 원광대학교 원불교학과를 졸업하고 서라벌대 도서관에서 근무를 하다가 71년 동국대로 자리를 옮겨 근무하면서 78년 월하스님을 계사로 慧德이란 법명으로 수계를 받고 81년 지관스님을 계사로 無說이라는 법명으로 수계를 받는 등 2번이나 수계 받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원불교 교학의 부족함을 느끼게 되어 불교 전체를 공부하면서 신행하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성철스님의 『자기를 바로 봅시다』, 『윤회의 비밀』 등을 읽고 더욱 신심이 생겼으나 교리도 모르고 부족한 것이 많아 부끄럽습니다. 기자 : 불교학이라는 것은 불자로서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수행 방법을 찾고 수행을 점검하는 것이므로 재가불자는 교학을 모른다고 해서 전혀 부끄러운 것이 아닌 것 같습니다. 보현회라는 명칭에서 실천행을 중시하는 신행단체임을 알 수 있는데, 역사는 얼마나 되었으며 회원은 얼마나 되며 어떻게 신행 활동을 하고 계십니까? 류종기보현회회장 : 불기2534년(1990년)에 창립되었으며 현재 107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저는 작년 9월부터 소임을 맡고 있습니다. 창립된 직후는 매월 한번씩 산사를 찾아서 법회도 보고 산행도 하면서 心身을 수련했습니다만, 몇 년 전부터는 1학기에 두 번 정도 산사를 찾고 있는 실정입니다. 올해부터는 회원들이 더욱 信心을 가지고 신행생활을 하여, 보살도를 실천하는 것이 바로 즐거운 직장생활이 되고, 운문스님의 말씀과 같이 ‘日日是好日’ 될 수 있도록 활동을 확대해 나갈 생각입니다. 부끄럽습니다. 기자 : 직함이 ‘학술 정보 서비스팀장’이라는 일반회사에서 볼 수 있는 타이틀이군요. 업무와 관련하여 한 말씀 듣고 싶습니다. 류종기보현회회장 : 그렇습니다. 열람과가 시대의 흐름에 따라 명칭이 바뀌게 된 것이지요. client인 교수 및 학생이 보다 쉽고 편리하게 도서를 열람할 수 있도록 하자는 서비스 정신이 들어 있다고 봅니다. 예를 들면 종전에는 점심시간에는 대출을 하지 않았습니다만. 요즈음은 점심시간에도 대출을 하고 있습니다. 통계적으로 점심시간대의 대출 권수가 가장 많아서 서비스 향상을 위해서 대출 시간을 조정하는 등 서비스 향상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기자 : 중생들의 아픈 마음을 어루만져 치유하는 부처님의 자비로운 마음으로 느껴지는군요. 건학이념을 업무와 관련하여 그대로 실천하고 계시는군요. 종립대학교에서 불교와 관련한 특별한 프로그램 같은 것이 있으시면 소개해 주시겠습니까? 류종기보현회회장 : 기존의 듀이의 도서 분류법은 기독교 위주의 것이어서 불교 도서가 많은 우리 학교에서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DDC 즉 ‘동양관계항목전개표’를 만들어서 불교관계 도서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우리 도서관에는 불교 도서를 50,000권 정도 비치하고 있어 많은 교수 학생들이 불교를 보다 심도 있게 연구하도록 돕고 있으며, 본교에 없는 불교 도서는 인터넷을 통해 복사해서 제공해 주기도 하는 등 불교 공부하는 교수 학생들을 위하여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기자 : 아 그렇습니까? 불교 도서의 손쉬운 열람을 위한 작업을 하다가 기타 다른 분야의 도서를 소홀히 하시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류종기보현회회장 : 하하하… 물론 그런 일은 있을 수 없습니다. 각기 자기가 맡은 바 일을 하기 때문에 그것은 염려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조금 전에 말씀드린 것과 같이 듀이의 분류법이 서양에서 개발된 것이라 서양 종교 위주로 되어 있고 동양 종교 특히 불교에 대한 배려가 낮기 때문에 우리들이 필요에 의해서 하는 것 뿐입니다. 기자 : 그렇다면 안심입니다. 마치 불교가 시대적 요구에 의해서 많은 변천을 하여 온 것과 같은 이치로군요. 중국에서 종파 불교가 발전한 것도 그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거사님의 원찰과 개인적인 신행생활을 소개해 주시면 다른 불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류종기보현회회장 : 물론 저의 원찰은 정각원입니다. 저는 휴일을 이용해서 가족들과 같이 사찰을 순례하곤 합니다. 기억에 남는 사찰은 대구에 있는 파계사, 동화사, 선본사, 강화 보문사 등등이며 산행을 겸해서 서울근교의 산사를 찾기도 합니다. 기자 : 보현회란 이름에서 보현보살의 행이 먼저 떠오르는 정말 좋은 이름입니다. 경주 교직원 불자회가 문수회이고 서울의 교직원 불자회가 보현회입니다. 서울 캠퍼스와 경주 캠퍼스의 교직원들이 불교건학이념을 실천하기 위해서 불교의 대표적인 이념 보살인 문수 보현을 택한 것 같군요. 비로자나불을 문수보현이 협시하듯이, 하나뿐인 종립대학교에 근무하는 교직원들이 문수의 지혜와 보현의 행을 실천하므로 건학이념을 구현해서 세계의 일류 불교대학교로 우뚝 서는데 이바지할 것을 확신합니다. 바쁘신 중에 시간을 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諸佛菩薩의 가호로 보현회 회원들의 신행활동이 회원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바로 그 힘으로 세계에 우뚝 서는 동국이 되기를 바라며 50,000권의 불교 장서와 700,000권의 장서를 뒤로하고 도서관을 나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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